폐점 후 유동인구 크게 줄어 흉물 전락 우려도
‘백화점 외 다른 용도로 매각’ 여부에 관심 집중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잘 팔릴 때는 20만 원도 팔았는데 지금은 10만 원 넘기기도 힘들어요.”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롯데백화점 인천점이 지난 2월 28일 문을 닫은 뒤 이 일대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주변 상권의 매출이 크게 감소해 상인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공정거래위원회 명령에 따라  5월 19일까지 백화점을 매각해야하지만 매수자가 나서지 않아 애를태우고 있다. 덩달아 상권이 쇄락한 주변 상인들의 맘고생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영업을 종료한 롯데백화점 인천점.

공정거래위는 롯데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현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인수함에따라 인천ㆍ부천에서 '시장 점유율 상승에 따른 독점이 우려된다’며 인천ㆍ부천의 점포 중 두 개를 ‘백화점 용도’로 매각하라고 명령했다. 이에따라 롯데는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부평점을 매물로 내놓고 업체 30여 개와 접촉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2월 28일 인천점 영업을 종료했고, 현재 롯데시네마 등 1ㆍ2층을 한정적으로 운영 중이지만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상시 직원만 2000여명에 달했다. 여기에 유동인구마저 줄어 백화점 일대가 하루종일 썰렁하다.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이곳에서 장사를 수년 째 하고 있는데 그동안 매출 차이는 있었지만 요즘처럼 손님이 적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백화점 매각 관련 뉴스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에 한숨만 쉬고 있다.

A씨는 “차라리 평일은 주변 회사원들이 출근하니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온다. 그러나 주말에는 동네 사람 말고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 차라리 영업을 쉬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맞은편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B씨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노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감소하며 매출은 반 토막이 났다.

B씨는 “장사가 잘 되는 날은 하루 매출이 20만 정도였는데 지금은 10만 원 넘기는 날이 드물다”고 하소연했다. 또 “(백화점 건물) 1ㆍ2층은 영업한다고 하는데 밖에서 보면 음산하다고 느낄 정도로 휑하다. 이러다 매각이 안 돼 흉물이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2018년도 국내 5대 백화점 매출 순위.

한편, 롯데백화점 인천점을 ‘백화점 용도'로 매각이 애초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5대 백화점의 2018년도 지점별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1643억 원으로 전국 71개 점포 중 61위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현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이 6056억 원으로 16위를 기록한 것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역시 매각 대상인 롯데백화점 부평점은 987억 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런 곳을 다시 백화점으로 사용할 매수자가 나타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유동수(계양갑) 국회의원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롯데백화점 부평점을 공공시설 목적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이 “5월 공정거래위 전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롯데백화점 부평점 매각에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

유 의원실 관계자는 “당시 질의의 본질은 부평점에만 초점을 맞춘게 아니고 인천의 두 점포 모두 다른 용도로 매각이 가능한지를 물어본 거였다. 부평구가 (부평점)매입 의사를 밝혀 공공시설 용도로 매각하는 것도 함께 검토해달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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