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철폐 인천투쟁단, 시에 저상버스 추가 도입 촉구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계양구에서 인천시청까지 저상버스를 타고 오려는데, 휠체어가 내릴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버스라 중간에 내려 다시 저상버스를 기다린 후 타고 왔다. 다른 시ㆍ도에서 오는 것도 아닌데 2시간이 걸렸다.”

“연수구에서 기다리다 저상버스가 왔는데 휠체어가 탈 수 있는 버스가 아니어서 그냥 보냈다. 휠체어가 탈 수 있는 저상버스가 없어서 30분 뒤에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 타고 올 수 밖에 없었다.”

10일 오후 인천시청 본관 앞에서 열린 저상버스 도입 촉구 기자회견에서 강재경 연수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420 장애인차별철폐 인천공동투쟁단(이하 투쟁단)’은 10일 오후 인천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상버스 추가 도입을 인천시에 촉구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미추홀구 2개 팀, 연수구 1개 팀, 계양구 3개 팀을 구성해 기자회견이 열리는 시청으로 오전 11시에 출발했다. 미추홀구에서 출발한 두 팀은 저상버스를 타고 45분 만에 시청에 도착했지만, 연수구 팀은 저상버스를 타지 못했고, 계양구 세 팀 중 한 팀은 2시간이 걸려 도착할 수 있었다.

계양구에서 저상버스를 타고 온 유재근(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씨는 “저상버스 운전기사가 처음에는 정류장으로 들어오다가 휠체어를 보고 손사래를 쳤다”며 “그 뒤 휠체어 여러 대를 보고 ‘무슨 활동 중’이라는 느낌을 받았는지 버스를 세워, 탈 수 있었다. 아직도 장애인이 버스를 타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재경 연수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표는 “저상버스가 운영되기는 하지만, (발판이 땅바닥에) 완전히 내려가지 않아 도움을 받아 휠체어 바퀴를 들고 내려온 적도 있다”며 “6년 전 인천시가 저상버스 도입을 약속했는데 지금 바뀐 게 별로 없다”고 비판했다.

2017년 기준 인천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16.1%로 특별ㆍ광역시 8개 중 7위에 머무르고 있다. 1위인 서울 43.6%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시는 2018년도에 예산 101억 원으로 저상버스 58대를 추가 도입하고, 2021년까지 전체 버스의 45%인 1045대를 저상버스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018년 26대 도입에 그쳤고, 올해 27대 도입 계획을 세웠다.

투쟁단은 시의 2021년까지 저상버스 45% 도입 계획이 사실상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 도입을 촉구했다.

투쟁단은 “저상버스 도입 15년이 됐음에도 보급률이 16.1%에 머무는 것은 그만큼 인천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열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시는 애초 계획대로 저상버스를 도입해야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여러 이유로 2021년까지 45% 보급률을 달성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소송 문제로 도입하지 못한 14대와 올해 계획한 27대 등 41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라며 “최대한 많이 도입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