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고 노회찬과 정의당 명예회복에 교섭단체 실리까지
정의당 인천시당, 창원 보궐선거 집중하며 내년 총선 점검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4ㆍ3 경남 창원 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4만2663(45.75%)표를 얻어 4만2159(45.21%)표를 얻은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를 504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개표 초반 불리했던 여 후보가 막판 뒤집기로 당선을 확정 짓자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의원은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경남 창원성산은 고(故)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다. 심 의원은 “노회찬 대표님, 보고 계시죠? 영국이가 국회의원이 됐어요. 창원시민들이 당신을 지켜주셨어요”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정미 대표는 "노회찬 대표님, 저희 승리했습니다. 당신은 하늘에서도 정의당을 지켰습니다. 이제 우리 5만 당원들은 비로소 탈상하겠습니다"라고 한 뒤 "당신이 생명을 내던지며 지키고자 했던 정의당을 더욱 소중히 지키고 키우겠습니다. 그리하여 2020년 제1야당, 그리고 진보집권을 향해 반드시 나아갈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여영국 후보의 당선으로 국회 원내교섭단체에 당장 변화가 불가피하고, 공직선거법 개정 등 개혁 입법 입안을 요구하는 데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정미 대표의 당내 입지도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여 후보의 당선으로 정의당 의원이 6명이 되면서 민주평화당(14명)과 다시 교섭단체를 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당은 ‘평화와 정의의 모임’으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했으나, 고 노회찬 의원의 사망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다.

양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면 원내 지형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교섭단체가 구성되면 평화당과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 20명이 모두 국회 상임위위원회의 야당 간사로 활동하게 된다.

이 경우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의 정의의 모임 등 4개 교섭단체로 운영될 예정이고, 소수에 불과했던 평화당과 정의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하면서 국회 운영과 개혁입법 마련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정의당의 선전은 인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미 의원은 교섭단체가 구성되면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복귀가 예상되며, 동시에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 대표의 예결위 활동은 내년 총선 연수구을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여영국 후보 당선으로 진보정당 차세대 대표주자 지위를 공고히 다지게 됐다. 민주노동당에서 출발한 진보정당 1세대 지도자는 권영길, 강기갑, 고 노회찬, 심상정 등으로 대표되고, 고 노회찬 의원과 심상정 의원은 진보정당이 분열과 통합을 거치는 동안 1세대와 2세대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했다.

정의당 창당 직후 고 노회찬 의원과 심상정 의원이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을 맡아 당의 초석을 다질 때 이정미 대표는 최고위원과 부대표 등을 맡아 이들을 뒷받침했다.

그 뒤 2017년 이정미 의원은 당대표를 맡아 지난해 지방선거를 이끌며 4당으로 올라섰고, 광역시도 정당지지율에선 평균 9%를 기록하며 자체적으로 시도의원을 배출하는 등 정의당 안정화에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 대표는 이번에 여 후보를 당선으로 이끌며 고 노회찬 의원과 정의당의 명예를 회복하는 동시에,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라는 실리까지 챙길 수 있게 돼 진보정당의 차세대 지도자로서 지위를 확고히 다질 수 있게 됐다.

창원 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정의당 여영국(왼쪽) 당선인과 이정미 대표.

이정미 대표는 여영국 후보의 당선을 계기로 국회 내 정의당의 목소리를 키우고, 내년 총선에서 자체 지지율로 정의당만의 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정미 대표의 최대 과제는 지역구 당선이다. 정의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도 지역구 당선이 요구된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 인천연수구을에 출마하기 위해 2016년 총선이 끝나자마자 일찌감치 송도국제도시에 사무소를 차렸다.

이 대표의 지역구 당선은 정의당 입장에서 갖는 의미가 상당하다. 사실 진보정당 1세대 지도자로 평가받는 권영길, 강기갑, 심상정, 고 노회찬 의원을 제외하면, 정의당은 지역에서 당선된 차세대 정치인을 배출한 적이 없다. 그만큼 내년 지역구 돌파는 의미가 남다르다.

이에 정의당 인천시당 또한 내년 이정미 대표의 당선을 최대 정치적 목표로 설정하고, 이번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역량을 집중하며, 내년 총선 역량을 점검했다.

이정미 대표와 김응호 인천시당위원장은 각각 내년 연수구을과 부평에 출마하겠다고 밝혔고, 여기다 배진교 전 남동구청장과 문영미 전 미추홀구청장 후보, 이혁재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장 등의 출마가 예상된다. 이들은 이번 보궐선거 때 거의 창원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이정미 대표를 도와 선거를 지원했다.

김응호 인천시당위원장은 “창원선거가 인천 선거는 아니었지만 인천 선거처럼 임했다. 여영국 후보의 당선으로 정의당은 또 한 단계 올라섰다”며 “내년 이정미 대표의 지역구 당선은 정의당의 명령이자 지상과제다. 연동형 비례대표를 골자로 한 정치개혁 법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등이 얽혀있어 섣불리 예단하긴 이르지만, 최대한 많은 후보들이 출마해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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