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일 야시장' 가치 살려야함에도 예산 뚝 끊겨
동구청, “송현시장만 지원 할 수 없다...자생력 키워라”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 송현야시장. 2017년 행자부가 지정한 전국 9개 야시장 중에서 수도권 유일의 야시장이다.

앞으로는 주말(금, 토)에 열리던 '인천 명물' 송현야시장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4월 개장 목표였던 야시장이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개장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야시장은 지난 겨울 임시로 문을 닫았다가 봄을 맞아 다시 오픈을 준비중이다.

인천 동구 송현시장

송현시장은 동구에서 유일하게 문화관광형 시장 지원사업에 선정돼 주차장, 관광안내소 등 현대화 사업을 진행했다. 동인천역 앞 송현야시장은 역세권을 활용해 송현시장 상인들이 2017년부터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다. 이 곳 번영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비 등 17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다”고 했다. 또 동구청도 그동안 8000만 원 가까이 지원했다.

이런 결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야시장이 열리는 금·토요일이면 사람들로 북적였다. 수도권과 지역 외 사람들과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도 먹거리 투어에 나설 정도였다. 또 30팀 정도의 야시장 판매자 모집에도 경쟁률이 치열했다. 송현시장은 사람들이 모이고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전체적인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송현야시장은 지금 야시장 판매자 모집 공고를 내도 신청자가 없어 4~5팀만 남아 있는 상황이고, 야시장을 찾았던 시민들도 개장하지 않아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송현시장 번영회 염광배 회장은 “구에서 홍보비 등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어떠한 지원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상인들이 홍보에 매달려도 중·동구 지역 정도가 한계다. 전철 홍보 등을 하고 싶어도 구로부터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매출이 급감하고, 설 명절에는 평소보다 절반 가까이 매출이 줄었다.

염 회장은 “주변 주택 재개발 사업으로 많은 수의 원주민들이 지역을 떠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구와 구의회, 시 관계자들까지 모두 만나서 시장 활성화 등 도움을 요청했으나 하나같이 외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동구청 전통시장 담당자는 “그동안 전철 홍보 3000만 원, 버스킹 공연 지원 5000만 원 등 총 8000만 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올해는 관련 예산이 모두 삭감됐다”며 “지금까지 많은 예산이 들어간 송현시장만 계속 지원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또 “동구 전체적인 관점에서 슈퍼, 이발소 등 골목상권도 살펴봐야하기 때문에 시장 지원에는 여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동구청은 올해 상품권 사업에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 상권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전통시장 연구 용역을 실시해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다. 결국 송현시장은 자생력을 키워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동구는 송현시장 방문객이 줄어든 원인에 대해서는 “동구에서 진행했던 스케이트장 등 문화사업을 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역 축제가 추진이 되지 않으면서 관련이 있었던 시장 매출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염광배 회장은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현재 잘 되고 있는 것은 더욱 잘 살리고, 다른 것들도 두루두루 살피는 방안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동구 전체적으로 봤을 때 송현야시장은 관광 브랜드 역할도 할 수 있다. 민관 협치 관점에서 낙후된 동구가 발전하는데 시장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구에서 세심한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지난 2일 인천 송도에서 진행된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까지 외래관광객 2300만 명, 관광산업일자리 96만 명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인천은 신도시와 구도시의 균형발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유·무형 자원이 풍부한 구도시의 관광자원 활성 측면에서도 지역 명물로 남아있는 전통시장 활성화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송현야시장 개장 직후(사진 위)와 현재 상황(사진제공 송현시장 번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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