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이사장, 교육부 임원 취소 결정에 반발 행정소송 중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가 인하대(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조양호 이사장) 문제로 확산됐다. 인하대학교총학생회동문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조 회장이 학교 경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총이 열리는 날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조양호 회장의 연임반대를 주장한 인하대총학생회동문회는 “주총 결과는 사필귀정이다. 환영한다”며 “정석인하학원 등 학교 경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하대총학생회동문회는 “교육부의 인하대 특별조사를 통해 밝혀진 정석인하학원의 회계부정과 일감 몰아주기, 인하대 교비 전용, 조원태 이사의 부정편입학 사건은 그야말로 인하동문들에게는 충격이자 치욕이었다”고 했다.

지난해 정석인하학원과 인하대를 감사한 교육부는 교육부는 정석인하학원 조양호 이사장의 특수관계인 일감 몰아주기 의혹, 인하대병원 조에밀리리 운영 커피숍운영 배임 의혹, 일우재단(이명희 이사장)의 인하대 교비 장학금 유용 등을 지적한 뒤, 시정을 명했다.

아울러 이를 지키지 않으면 임원 승인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정석인하학원은 교육부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정석인하학원은 또 교육부가 조원태 사장의 인하대 입학이 부정하다며 입학과 학사학위를 취소를 결정하자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교육부 조사결과 조원태 사장은 1995년 미국 2년제 대학인 힐버컬리지에서 이 학교 졸업 기준인 ‘60학점에 평점 2.0’에 크게 미달하는 33학점(평점 1.67)만 이수했다. 그 뒤 1997년에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이수했지만 54학점에 불과해 여전히 자격이 안됐다.

입학도 문제였지만 학사학위도 문제였다. 조원태 사장은 총 취득학점이 120학점에 불과해 학사학위 취득자격이 안 됐다. 이에 교육부는 학위를 취소했지만, 인하대와 조원태 사장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인하대총학생회동문협의회는 27일 대한항공 주총이 열리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를 촉구했다.

인하대총학생회동문회는 “교육부의 시정 명령 이행은커녕 오히려 소송을 제기하더니, 지난 12월엔 이사회를 열어 조양호 이사장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며 “이는 인하구성원들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결정으로, 결국 정석인하학원 이사회가 한진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양호 회장이 정석인하학원에서도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각종 불법행위는 법원에서 심판을 받게 될 것이지만, 주주들의 연임 반대는 국민들이 심판이다”며 “온 국민의 공분을 산 한진 총수 일가의 갑질 횡포와 불법경영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준엄한 심판이다. 조 회장은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에서 퇴진하고, 대학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인하대총학생회동문회는 정석인하학원 이사회의 민주적 개편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정관개정 운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영형 사립대학을 인하대에 도입하는 운동을 펼치겠다고 했다.

이들은 “인하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진 족벌경영체제를 혁파해야 하고, 학교발전에 비전과 역량을 갖춘 인사들이 정석인하학원 이사회 구성원이 돼야 한다”며 “그래야 지지부진한 ‘송도캠퍼스 이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선도대학, 서해평화와 환황해권 경제의 중심대학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하대총학생회동문회는 또 “부정편입학이 밝혀진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에 대해 총동창회에서 제명을 취하게 할 것”이라고 했으며, “한진 총수 일가의 ‘갑질 족벌’ 경영의 폐단과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하대는 조양호 이사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사태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조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고 해서 학교에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조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만큼 주주총회 이후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인하대의 경우 조양호 회장의 정석인하학원 임원 취소가 걸린 교육부 상대 행정소송과 조원태 사장의 인하대 입학취소가 결린 교육부 상대 행정소송과 직접 연결돼 있어 현 상황을 무겁게 인식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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