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지분 0.1%인데 정석인하학원 2.73%로 핵심 역할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 2% 부족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악재는 사내이사 연임 실패와 각종 재판뿐만이 아니다.

조 회장은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에서도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정석인하학원의 그룹 내 역할이 상당해 이 위기 또한 상당하다.

조 회장은 현재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직위를 행정소송으로 버티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인하대학교 운영 실태를 조사한 뒤, 시정하지 않을 경우 이사장 직위를 취소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정석인하학원 조양호 이사장의 특수관계인 일감 몰아주기 의혹, 인하대병원 조에밀리리 운영 커피숍운영 배임 의혹, 일우재단(이명희 이사장)의 인하대 교비 장학금 유용 등을 지적한 뒤, 시정을 명했다. 어길 시 임원 승인을 취소하겠다고 하자, 정석인하학원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정석인하학원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은 상황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다.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의 단순한 사학재단이 아니고, 대한항공과 지주회사 한진칼의 주요 주주다.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지분은 0.1%에 불과하지만, 대한항공을 지배하고 있다. 대한항공 최대 주주는 한진칼로 지분 29.96%를 가지고 있고, 정석인하학원은 2.73%, 정석물류학술재단은 0.42%이다. 조 회장은 이 지분구조를 가지고 대한항공을 지배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서도 정석인하학원은 중요한 주주다. 한진칼 지분구조는 조양호 17.8%, 조양호의 자녀 등 친족 7.71%, 정석인하학원 2.14%, 정석물류학술재단 1.08% 등이다.

조양호 회장은 27일 주총 때 2% 부족해 연임에 실패했다. 그만큼 정석인하학원의 역할이 상당한 셈이다.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을 대표하는 회사와 지주회사의 핵심 주주이고, 이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조 회장의 정석인하학원 임원 자격이 취소되면 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조양호 한진 회장

정석인하학원 조원태 이사는 입학취소로 행정소송

물론 조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밀려났어도 아들 조원태 사장이 남아 있고, 조원태 사장은 정석인하학원의 이사이다. 또 조 회장이 여전히 지주회사 한진칼의 회장이기 때문에 조 회장의 일가의 경영권이 상실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원태 사장도 교육부의 인하대 입학 취소처분이라는 위기를 안고 있다. 정석인하학원은 교육부가 조원태 사장의 인하대 입학이 부정하다며 입학과 학사학위를 취소를 결정하자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조원태 사장의 부정편입학 사건은 조 사장이 1998년 인하대 경영학과에 편입학한 사건이다. 조원태 사장은 미국에서 2년제 대학을 다녔다. 그 뒤 조 사장은 1997년 인하대에서 교환학생으로 21학점을 이수하고, 이듬해 9월 인하대에 편입했다.

하지만 교육부 조사결과 1997년 교환학생은 근거 없는 특정 협약에 의한 교환학생 자격부여에 해당했다. 그리고 설령 교환학생 자격을 인정해도 여전히 졸업 학점에 미달했다.

조 사장은 1995년 미국 2년제 대학인 힐버컬리지에서 이 학교 졸업 기준인 ‘60학점에 평점 2.0’에 크게 미달하는 33학점(평점 1.67)만 이수했다. 그 뒤 1997년에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이수했지만 54학점에 불과해 여전히 자격이 안됐다.

입학도 문제였지만 학사학위도 문제였다. 교육부 조사 결과 조원태 사장은 입학자격도 안됐지만 총 취득학점이 120학점에 불과해 학사학위 취득자격이 안 됐고, 교육부는 학위를 취소했다.

조원태 사장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조 사장이 소송에서 패소한다고 해서 이사 자격 유지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패소할 경우 불명예로 리더십은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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