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천, 미처 알지 못하는 무형적 자산 함께해야
내가 사는 인천,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하나?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은 사랑이다.” 지난 3월 15일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강당에서 열린 (사)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이하 협의회) 회장 이ㆍ취임식에서 황규철 신임 회장이 한 말이다.

황 회장은 인천에서 나고 자란 ‘인천 사람’이다. 그런데 그는 “인천 사람이란 나고 자란 것보다는 현재 인천에서 살아가면서 인천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인천 사랑으로 시민들과 인천의 참된 가치를 일깨우겠다”고 말한 황 회장을 송도 미추홀타워에 있는 협의회 사무처에서 만났다.

인천의 정체성은 다양성과 포용성…애향심 제고 늘 과제

황규철 회장은 그동안 JC인천지구 회장, 대한건설협회 인천지회장,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 인천시복싱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유필우 회장님에 이어 협의회 회장으로 일하게 된 것은 그 어떤 일보다 영광스럽고 의미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책임감이 막중하다. 선배 회장님들께서 애써 가꿔 오신 토대를 기반으로 인천사랑운동의 불씨가 300만 인천시민의 가슴 속으로 번져나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시민들의 애향심 제고와 역량 결집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 회장은 “인천은 국내에서 제일 큰 면적을 가진 도시이면서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도시다”라고 한 뒤, “대한민국 중심도시로서 인구 300만이 살고 있는 대도시인데, 아쉬운 점은 인천시민들의 애향심과 자부심이 비교적 부족하고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 원인으로 “인천은 국내 각 지역의 다양한 문화와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니 아무래도 정체성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고 진단했다.

덧붙여 “이 또한 인천의 모습 아니겠는가?”라며 “취임식에서도 언급했지만, 해불양수(海不讓水)의 정신으로 지역 편견 없이 함께하는 도시라는 긍정적 의미가 있다. 인천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가진 역동적 도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시민들이 내가 사는 공동체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내가 사는 곳을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하겠는가?”라며 애향심은 지역 발전의 핵심 요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배경과 목적으로 2002년에 ‘인천시 인천사랑운동 실천 지원 조례’가 제정됐고, 이를 근거로 이듬해 협의회가 출범했다.

“인천을 알아야 사랑하게 된다” 향우회ㆍ동문회와 연대

협의회는 인천시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힘을 합친다면 인천의 잠재적 역량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인천을 사랑하려면 바로 알아야한다는 점을 목표로 삼고 ▲인천사랑 아카데미 ▲인천 역사 강의와 현장체험 ▲인천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생생 견학 프로그램’ ▲초ㆍ중ㆍ고등학교 교사를 위한 ‘인천 알기 프로그램’ 등을 매월 운영하고 있다.

황 회장은 “인천을 알아가는 이러한 사업에 반응이 좋다. 만족도가 95% 이상이어서 프로그램들을 좀 더 다듬고 보다 많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인천의 소리 찾기(뱃고동 소리), 스포츠를 통한 인천사랑운동과 더불어 송암 박두성(한글점자) 선생과 서예가 검여 유희강 선생 등 인천 인물 기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며 “교육사업과 지역의 자랑스러운 인물 조명 사업 등, 사업을 다각적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향우회들과 함께하고 있다. 간담회와 워크숍을 진행하고, 문학산에 ‘향우회 동산’을 조성해 시민들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황 회장은 “인천에는 강원ㆍ영남ㆍ호남ㆍ충남ㆍ충북도민회와 이북5도민회 등 향우회 11개가 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다수 존재하는데, 이 또한 인천의 모습이다. 인천전국시도민연합회는 그래서 생겨났다. 전국 최초다”라고 설명했다.

또, 협의회는 고교 동문회 37개와도 함께하고 있다. 2016년에 결성한 ‘인천사랑고교동문연합회’는 인천사랑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인천인의 대합창, 인천사랑음악회’를 매해 10월 열고 있다.

“인천의 지정학적 비교우위와 인프라 잘 살려야”

인천의 가치에 대해 황 회장은 “주목해야할 것은 인천이 지니고 있는 지정학적 비교우위와 유ㆍ무형 인프라에 비해 그동안 인천이 창출해낸 성과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고, 사실 미흡했던 것도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여러 통계에서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인천이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적 강점을 제대로 발전시키려면 인천시민의 관심과 참여, 인천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 등 소프트웨어적 측면이 합쳐져야 한다. 이것이 인천의 참된 가치다”라며 “인천시민들의 마음을 결집해 진정한 힘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했다.

인천은 인구가 계속 유입되면서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택 거래가격이 서울보다 비교적 낮아 ‘베드타운’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새로 전입한 시민들이 인천 이해에 관심이 별로 없을 수도 있다. 이들이 어떻게 인천을 더 많이 알게 할까는 협의회의 중요한 과제다.

2017년 기준으로 인천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서울에 이어 국내 2위다. 그러나 인천시민 1인당 소득은 서울ㆍ울산ㆍ대전ㆍ부산ㆍ대구보다 적다. 역외소비율은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시ㆍ도 중 가장 높다.

인천시민 비만율은 30%로 3위, 음주율 62%로 3위, 흡연율 22%로 1위, 스트레스 인지율 28%로 5위를 기록했다. 생활만족도는 13위이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지수 36.1로 13위, 이혼율 1위, 출산율 15위다.

황 회장은 “이는 인천의 특수한 문제”라고 한 뒤 “경제자유구역 등 신도시 개발도 필요하지만, 원도심 발전과 균형을 맞춰 진행해야한다. 삶의 터전이자 고향인 인천을 되살리고 지역 활동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정치계와 시민단체, 시민들이 합심해 문제점을 해결하는 슬기로움이 필요하다. 시 차원의 범시민운동을 벌여서라도 균형발전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바로알기 범시민운동 이어가겠다”

황 회장은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민들이 뭉친다면 그 에너지는 가히 인천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어가는 데 충분하리라고 믿는다”며 그 단적인 예로 해양경찰청(이하 해경) 인천 환원을 들었다.

그는 해경 인천 환원은 시민단체 37개가 ‘해경 인천 존치 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노력한 결과이며, 이는 인천시민이 한마음이 된다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또, “시민단체 23개가 구성한 ‘국립해양박물관 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가 발족해 현재 107만 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에 전달했다. 기획재정부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긍정적으로 본다”며 “시민들의 단합된 힘이 국립해양박물관을 인천으로 가져오는 쾌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서 “이러한 관점에서 시민들의 인천 사랑을 견고히 하고 인천사랑운동을 범시민적 운동으로 전개하는 데에 최선의 가치를 두고 인천 바로알기 사업을 확대해갈 것”이라며 “특히 젊은 세대를 보다 적극적으로 조직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황 회장은 “인천은 시민들에게 삶의 터전이고, 우리 자식들이 살아가야할 생활공간이자 세상”이라며 “인천의 주인인 시민들이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회참여를 한다면 바로 그게 인천의 힘이요, 밝은 미래요,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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