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외국인투자자, 소액주주 반대표 던져
대한항공과 지주회사 한진칼 주식은 일제히 상승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 27년 만에 경영권을 상실했다. 조 회장은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 35.9%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하면서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조 회장의 경영권 상실은 주총에서 주주들의 반대로 결정 됐지만 그보다는 한진그룹 총수의 일가의 갑질에 대한 국민의 지탄 여론이 크게 작용했다.

조양호 회장은 부인과 자녀 등 총수 일가의 갑질로 국민의 공분을 샀고, 배임 등 각종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총수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이 크게 일었다.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공식적으로 반대를 표명했다.

국민연금만 반대한 게 아니었다. 소액주주도 반대했고, 외국계 주주들, 일부 기관투자자도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했다.

조양호 한진 회장

조양호 회장의 총수 일가 지분과 지주회사 한진칼(29.96%) 지분을 포함한 지분율은 33.35%이다. 조 회장이 연임하려면 이 지분을 포함해 주주들의 2/3 이상 동의를 받아야 했지만, 실패했다.

국민연금(11.56%)의 반대가 핵심 역할을 했지만, 그 배경에는 민심이 크게 작용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 자녀들의 ‘땅콩 회항’과 ‘물벼락 갑질’, 부인 이명희 여사의 폭언과 폭력, 배임 혐의 등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재판을 받는 등 기업가치를 훼손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물론 플로리다연금과 캐나다연금,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도, 이미 주총 전에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했다.

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반대를 권고한 상태였고, 소액주주들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공공운수노조,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국민연금지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소액주주들이 위임한 위임장을 가지고 주총에 참석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한편,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연임이 부결되자 오히려 주식은 오르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15분 현재 대한항공 주식은 3만2400원에서 3만3650원으로 3.86% 상승했고, 한진칼은 2만5600원에서 2만7050원으로 5.6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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