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천사람과문화 제65회 인천마당서 강연

[인천투데이 김강현 기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지난 25일 오후 8시 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이사장 신현수)가 주최한 제65회 인천마당 강사로 나섰다. 도 교육감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진행한 시교육청의 사업들과 향후 방향 등을 설명했다. 그 내용을 정리했다.

도성훈 교육감.

“교육 적폐로 인한 학생 희생 더는 안 돼”

지난해 7월 1일부터 교육감직을 수행했는데, 연수구 다문화 가정 학생이 폭력으로 희생당하는 등 학교폭력 문제를 비롯해 작년 하반기에 많은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다.

옛날에는 자살 이유 대부분이 성적 비관이었는데, 지금은 그 이유가 다양하다. 최근 통계를 보니 약 14%가 성적 비관이다. 나머지는 우발 충동, 가족 간 불화, 친구와 갈등 등으로 다변화돼, 옛날보다 성적으로 목숨을 잃는 학생은 줄었지만 여전히 아까운 생명이 피어나지도 못한 채 지고 있다.

작년에 그런 일들이 일어났을 때 무력감을 느꼈다. 학생들이 자살하는 이런 상황을 고치겠다고 30년간 활동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의 목숨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힘들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교육청과 선생님들이 이러저러한 노력을 했다고 강변하면 결국 죽은 학생이 잘못한 게 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학생이 자살했다’라는 말은 교사의 양심으로 할 수 없었다. 기자들이 물어도 대답하지 못하고 무기력감만 느꼈다.

안타깝게 희생된 제자들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빈다. 교육 불평등과 비민주적 학교운영, 입시경쟁. 이런 게 교육 적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일들로 인해 희생과 잘못이 반복되지 않게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신도시와 원도심 간 교육격차 해소 노력

교육감 역할을 한 지 9개월 됐다. 당선되자마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신도와 원도심 간 교육격차 해소 준비였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ㆍ청라ㆍ영종 신도시는 학교를 신설해야한다. 당초 유입인구 예측과 달라져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과밀학급이 예상되는 곳은 미리 협의하는 방식으로 대비할 것이다.

또, 학교 건물 외관을 주변 환경과 어울리게 꾸며 달라는 이야기가 들어온다. 어려움이 있지만 미래형 학교 공간 조성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아울러 학교 공사의 안전문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시민감독관을 위촉하기도 했다.

작년에 학교 신설과 과밀학급 해소가 목표였다면, 올해에는 시에서 만들 예정인 원도심 재생정책 로드맵을 바탕으로 원도심 살리기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학교 전수조사로 과소학급 통합 여부도 확인해보려 한다. 또, 특수학교 등을 배정할 때는 소외 지역부터 배정됐으면 한다고 항상 말한다.

다음은 청렴이다. 재작년 청렴도 평가에서 4등급을 받았는데, 올해 2등급이 됐다. 한두 사람의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 인천 교육가족 모두 노력했기에 가능했다.

교육감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했다. 교육감 명패를 제작하지 않는 것부터 간석동에 있는 관사를 청소년 복합문화공간과 도서관으로 만들어 청소년과 시민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도 교육감은 시민들과 만나 들은 사업들을 뺴놓지 않고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관 협치와 소통 강화 노력

지난 몇 개월 동안 만난 사람이 수천 명은 될 것이다. 그 분들이 교육청에 들고 오는 민원들, 원도심과 섬을 오가며 경청한 사업들을 빼놓지 않고 진행할 것이다.

청렴위원회를 조직하고 시민감사관을 50명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주민참여예산도 많이 투입했다.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청이 연간 진행하는 공사가 500건이 넘는다. 사고가 나고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간부회의 때마다 매일 안전점검을 하라고 말하지만, 안전문제는 돌아서면 잊는 것 같다.

이밖에 스쿨미투와 관련해 교육청이 먼저 강사를 초빙해 공부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성인식개선팀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또, 노사협력과를 만들어 교육청 관련 노동조합(총9개)들과 협약하고, 학생들에게 노동존중 교육을 해나갈 예정이다.

동북아 전문가 육성교육으로 평화시대 대비

인천형 혁신학교인 행복배움학교가 작년까지 40개였는데, 올해는 62개로 늘었다. 여전히 초ㆍ중학교가 많지만, 올해는 일반고교 5곳도 선정했다. 이 학교들은 야간 자율학습을 안 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준비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있다. 인천에 동북아 전문가를 육성하는 교육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인천과 위상이나 규모가 비슷한 중국 상해와 일본 요코하마와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 남포가 합류하면 인천은 세계가 주목하는 동북아 허브도시가 될 것이다. 이게 인천교육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가장 어려운 것은 학교폭력과 자살 문제 등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이다. 인천이 인구 300만의 대도시로 양적 성장을 했으면 이제는 질적 성장을 해야 한다. 교육청뿐만 아니라 시와 시민, 종교단체 등이 함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야한다.

도성훈 교육감이 인천마당에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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