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도시재생 ‘공공시설 활용 목적’ 매입 의사 밝혀
롯데, 매수자 없어 강제금 낼 상황···공정위 판단에 달려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롯데백화점 부평점이 부평구 굴포천 주변 도시재생 사업의 ‘화룡점정’으로 부각했다.

부평구(차준택 구청장)는 롯데백화점 부평점을 ‘공공시설로 사용할 경우 도시재생 사업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백화점 매입 허용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올해 1월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개장함에 따라 구월동 인천점과 부평동 부평점을 매물로 내놓았다. 공정거래위가 ‘롯데의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인천터미널) 인수로 인천과 부천에서 시장 점유율 상승에 따른 독점이 우려된다’며 인천과 부천 점포들 중 두 개를 백화점 용도로 매각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공정거래위의 명령에 따라 인천점과 부평점을 매물로 내놓았다. 2017년부터 인천점과 부평점 공개매각을 추진했고, 업체 30여 개와 접촉하기도 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롯데는 5월 19일까지 점포 두 개를 매각해야한다. 기한을 놓치면 이행강제금을 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평구가 부평점을 공공시설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

그러데 부평구가 매입하려면 공정거래위의 승인이 필요하다. 공정거래위가 백화점 용도로 매각하라고 했기 때문에, 이 매각 요건을 변경해야 부평구가 매입할 수 있다.

부평구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의 명령 취지는 롯데의 시장 점유율 제한에 있다. 공공시설로 활용해도 롯데의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데 문제없다”며 “매입자가 없는 상태에서 흉물로 방치하느니 공공시설로 활용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백화점 사업자 인수 의향이 없다고 아울렛으로 활용할 경우 인접한 지하도상가와 문화의거리 등 상점가를 잠식할 우려가 있는 만큼, 공공시설 활용이 최적의 방안이다”라며 “게다가 백화점이 굴포천 도시재생 사업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인 만큼, 부평구에겐 꼭 필요하다. 공정거래위가 긍정적으로 검토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인천점과 부평점의 매매가를 감정평가액의 50%까지 낮추며 매각을 시도했으나 불발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천점과 부평점의 감정평가액은 각각 2299억 원과 632억 원이다. 매각이 안 되면 이행강제금을 물어야하는 롯데 처지에선 부평구의 제안이 달가울 수 있다.

공정거래위가 공공시설 용도로 매각을 허용할 경우 남는 것은 부평구의 재원 마련인데, 부평구는 굴포천 도시재생 사업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굴포천 도시재생 사업으로 부평구청부터 롯데백화점 부평점까지 굴포천 복개구간을 걷어내야한다. 복개천 지상 주차 면이 약 1000개라 대안을 마련해야하는데, 롯데백화점에만 약 350면이 있다. 대체 주차장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으로 롯데백화점을 매입해 주차장을 확보하는 동시에 공공시설로 활용하는 게 더 생산적이다”라고 말했다.

인천 선도하는 ‘지속가능 부평 11번가’ 도시재생

부평구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부평구청에서 롯데백화점 부평점에 이르는 굴포천 복개천 주변(22만6795㎡)을 재생하는 사업이다. 부평구는 이 사업으로 부평의 경제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주된 사업은 굴포천 중ㆍ상류에 해당하는 복개 구간(부평구청~롯데백화점)을 걷어내고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고, 주변에 혁신센터와 도시재생센터, 굴포문화타운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사업비는 약 1643억 원이다. 국토교통부 지원 사업(국비+시비+구비)이 360억 원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부평구 자체 사업 185억 원, LH 사업 400억 원, 정부 부처 협업 사업 697억 원으로 구성된다.

도시재생 사업은 일자리 창출, 지역상권 활성화, 지역상권 확산 프로그램, 보행환경 개선 사업으로 구성됐다.(안내도 참고)

부평구 굴포천 주변 도시재생 사업 안내도.

일자리 창출 사업은 혁신센터와 푸드플랫폼 구축이다. 부평구는 LH와 협력해 부원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부평미군기지 오수정화조 토지와 그 인접 토지를 매입해 혁신센터를 조성하고, 푸드플랫폼을 구축해 푸드 창업과 보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은 굴포먹거리타운과 굴포둥지마을 활성화다. 굴포먹거리타운에 중앙광장과 주차장을 조성하고, 가로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굴포둥지마을은 혁신센터 맞은편으로, 빈집 매입과 리모델링을 지원하고 가로환경을 정비할 계획이다.

지역상권 확산 프로그램은 굴포문화, 스마트시티, 지역거버넌스 활성화다. 굴포문화 활성화를 위해 부평음악융합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스마트시티 활성화를 위해 주민과 방문자에게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하며,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운영으로 지역의 민관 협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마지막 보행환경 개선사업은 굴포천 복원과 도시 숲 조성이다. 부평구청에서 롯데백화점 부평점에 이르는 구간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고 인도와 입체보행교를 설치하는 한편 수변공간에 문화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변에 도시 숲을 조성(1단계)하고 공중선을 정리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는 한편, ‘영성친화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부평 문화의거리를 연장하고, 가칭 굴포아트갤러리를 조성한다.

부평구는 이 같은 도시재생 사업 활성화에 롯데백화점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백화점은 도시재생 사업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고, 훗날 굴포천 상류 구간 복원 시 허리에 해당하는 곳이 된다. 부평구 중심 시가지의 도시재생으로 새로운 도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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