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대체 매립지’ 후보 선정에 분노 확산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대체 매립지 후보지로 영종도 제2 준설토 투기장(422만㎡)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종도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이하 영종총연)는 20일 성명을 내고 “영종지역 수도권매립지 대체부지 후보 선정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현 수도권매립지는 3-1공구를 사용 중이며, 사용기한은 대체 매립지 확보 전까지다. 인천시ㆍ서울시ㆍ경기도ㆍ환경부가 대체 매립지 후보지 선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지난 19일 마무리한 가운데, 후보지 9개 중 영종도 제2 준설토 투기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자 영종 주민들은 분노했다.

영종총연은 “영종국제도시는 인천의 미래다. 그런데 악취와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을 다량 함유한 쓰레기를 가득 실은 대형화물차들이 꼬리를 물고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달린다고 상상을 해보자.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했다.

이 단체는 또 “영종국제도시에는 일일 최대 20만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이용하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다. 이런 지역에 쓰레기 매립장 후보지로 선정한 몰상식한 결정에 영종 주민은 당혹감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부연했다.

영종도 제2 준설토투기장 위치.

 이들은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곳에 매립지 설치는 대한민국의 대외 이미지를 스스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종총연은 “영종도는 대체도로가 없다. 준설토 투기장에 쓰레기를 매립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를 이용해야 한다”며 “12년 연속 세계 공항서비스 1위를 차지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게 정녕 쓰레기더미와 악취인지 되묻고 싶다”고 인천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영종총연은 영종대교 북단에 매립지가 들어설 경우 바로 인접한 영종도 제1 준설토 투기장 개발 계획은 무산되고, 맞은편 미단시티사업도 좌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인천시와 해양수산부는 수년간 공들여 미단시티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과 한상드림아일랜드(제1투기장, 약 330만㎡)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여기다 매립지를 조성하는 것은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종도는 국지풍이 불고 수시로 풍향이 바뀐다. 쓰레기 먼지와 악취는 이 바람을 타고 미단시티와 한상드림아일랜드로 유입될 것이다. 이런 곳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다는 게 박남춘 시장과 공무원들의 상식인가, 진정 영종국제도시를 포기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시를 성토했다.

영종총연은 또 매립지가 서해를 오염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영종 후보지는 육지와 달리 갯벌 매립지다. 지반이 불안정해 침출수가 그대로 유출될 수 있다. 인천 연안과 서해를 죽음의 바다로 만들 수 있다”며 “시는 아라뱃길 개통 후 흘러나온 침출수로 인천 연안이 오염된 피해 경험을 잊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일방적인 후보지 선정은 민주주의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천시는 주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후보지를 선정했다”며 “청주시는 제2 매립장을 선정할 때 4차례 지역 공모와 10차례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를 통해 주민참여를 이끌어냈다. 인천은 청주와 다른 국가에 있는 도시인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영종총연은 수도권 매립지 대체후보 선정이 부당하다며,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 등이 영종도 제2 준설토 투기장을 매립지로 결정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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