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시공한 송도 아파트에서 발암물질 '라돈' 검출
포스코 시공한 송도 아파트에서 발암물질 '라돈' 검출
  • 김현철 기자
  • 승인 2019.03.1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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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대표회의 “현관, 욕실 화강석 전면교체” 요구
포스코건설 “마감재 교체할 법적 근거 없다”며 맞서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인천 연수구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포스코가 시공한 전주, 창원, 동탄에 이어 인천까지 검출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입주민들은 '라돈 배출 의심이 되는 자재들을 전면교체해 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포스코 측은 '교체할 법적근거가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송도에 사무실을 둔 이정미 의원(비례, 정의당 대표)이 중재에 나선 상태다.

입대의 “현관, 욕실 화강석 전면 교체”...전주, 창원, 동탄에 이어 인천까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에 따르면 지난해 입주를 앞두고 주민들이 라돈아이(실내 라돈 간이 측정기)를 구입해 실내 라돈 수치를 측정한 결과 많게는 기준치인 200Bq/㎥(이하 베크렐)의 2배 이상 검출됐다.

송도아파트 주민들이 측정한 라돈수치.(자료제공 :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송도아파트 주민들이 측정한 라돈수치.(자료제공 :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입대의 측은 “라돈 저감을 위해 환기가 필수지만 최근 미세먼지 문제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처음 라돈아이로 측정한 결과를 포스코 측이 ‘정부 공인방식이 아니라 못 믿는다’고 해 사단법인 실내라돈저감협회와 정부공인방식으로 다시 측정했다”고 했다. 그러나 포스코는 “‘협회가 인증기관이 아니라서 인정하기 힘들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입대의 측은 "포스코 측이 합동 측정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수급이 힘든 장비로 측정을 주장해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포스코 자체 측정 결과 오는 7월부터 강화되는 기준치(148베크렐)가 넘는 것으로 나왔고, 이에 대한 자료도 우리에게 보여준 만큼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입대의는 현관과 화장실에 사용한 화강석 전면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전주, 창원, 동탄 등 포스코가 시공한 아파트에서도 라돈이 검출돼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거나 빚고 있으며, 송도 아파트와 동일하게 현관과 화장실에 사용한 화강석이 원인이 됐다.

포스코 “지난해 1월 1일 이전 사업승인 아파트는 법적 책임 없어”

포스코 측은 “라돈 이슈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마당에 특정 건설사와 입주민 간에 개별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가 2018년 1월1일 이후 사업승인 신청 공동주택에 라돈측정을 의무화함에 따라 2018년 1월 1일 이전 사업승인 아파트는 마감재를 교체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 전주 에코시티의 경우 전면교체를 시행한 배경에 대해서는 “당시 라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전이라 가능했다”며 “지금은 개별 시공사가 일일이 대응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건축자재 사용기준을 명확히 하고 문제발생시 책임소재 등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이해관계자들의 역할과 책임이 좀 더 명확히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합동 측정이 미뤄지는 원인에 대해서는 “입대의가 주장한 FRD400은 라돈과 토론이 함께 측정되는 장비이고 포스코가 주장한 RAD7은 라돈과 토론이 분리 측정되는 장비다”며 “보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RAD7을 주장했다”고 해명했다.

이정미 의원 “책임 회피로 일관하는 포스코, 좌시하지 않을 것”

송도 라돈 피해현황 및 개선방안 토론회 포스터(자료제공 이정미 의원실)
송도 라돈 피해현황 및 개선방안 토론회 포스터(자료제공 이정미 의원실)

이정미 의원(비례, 정의당 대표)실은 “송도 아파트에서 권고 기준보다 2~4.5배가 넘는 라돈 검출에도 책임 회피로 일관하는 포스코 행태에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12일 송도3동 주민센터에서 ‘송도국제도시 라돈실태와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입대의 자체 측정결과 일부 세대에서 권고수준 이상의 라돈이 검출돼 문제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갈등만 심화되고 있다”며 “공동주택의 라돈피해 현황을 살펴보고 주민들이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모색하고자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주택의 라돈 문제는 권고기준을 충족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건설사가 유해물질로 부터 안전한 주택임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며, “라돈 피해를 막기 위해 실내공기질 관리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제재와 관리체계가 마련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실내 공기질 관리법’에 따라 라돈을 관리하고 있다. 지하철 역사,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 실내 라돈 권고 기준이 148베크렐 이하, 빌라, 아파트 등 공동주택 권고 기준이 200베크렐 이하다. 오는 7월부터 공동주택도 148베크렐 이하로 기준치가 강화되지만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에 그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 돼왔다.

['침묵의 암살자’ 라돈은?]

1급 발암물질 이지만 무색, 무미, 무취의 성질을 갖고 있어 ‘침묵의 암살자’로 불린다. 공기보다 무거워 호흡을 통해 폐에 들어오면 기관지나 폐포에 머무르고, 내부 피폭(암 유발) 가능성이 높은 알파선을 지속적으로 방출하기 때문에 염색체 돌연변이(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담배에 이어 폐암 발병원인 2위로 지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