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 3ㆍ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국내는 물론 재외동포사회에서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지방자치단체에서만 추진하는 사업이 25개나 된다.

기념사업의 취지와 목적은 3ㆍ1운동의 정신과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제대로 이어받고 살리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제의 잔재를 청산해 역사를 바로 세우고, 자주와 독립, 자유와 인권, 평등과 정의 등 3ㆍ1운동의 정신과 임시정부가 만들고자했던 나라를 현시대에서 실현하기 위해 실천하는 것이다.

3ㆍ1운동 100주년을 맞은 지금, 친일 음악가나 문학가가 작사ㆍ작곡한 노래를 교가로 사용하고 있는 학교가 적지 않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인천여자고등학교가 현제명이 작곡하고 모윤숙이 작사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고, 인하사대부고와 정석항공고는 김동진이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다. 광성고 교가 작사자 역시 김동진이다. 동산고와 인천해양과학고는 이흥렬이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친일 음악가나 문학가로 ‘친일인명사진’에 등재된 인물이다.

인천지역 3ㆍ1운동 발상지인 창영초교 교가가 친일 경력자인 임동혁이 작곡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인천시교육청이 ‘친일 음악가들이 만든 교가뿐 아니라, 일본인 교장 사진 전시 등 일제 잔재 청산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한 걸보면, 일본인 교장 사진이 아직 전시돼있는 학교도 있을지 모른다.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그러려면 역사를 제대로 알려줘 교훈으로 삼게 해야 한다.

인하대와 재능대도 친일 음악ㆍ문학가가 작곡하거나 작사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다. 인하대 교가를 작사ㆍ작곡한 현제명은 조선총독부의 지원으로 결성된 조선문예회에 참여해 친일 활동을 한 인물이다. 조선음악협회의 음악회에서 친일 내용의 성악곡 ‘후지산을 바라보며’를 발표하는 등, 그의 친일 행적은 매우 뚜렷하다. ‘인하대 찬가’를 작사한 김성태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인하사대부고와 정석항공고, 인하대는 한진그룹 계열 정석인하학원이 운영하는 학교라는 공통점이 있다.

재능대 교가를 작사한 미당 서정주는 다쓰시로 시즈오로 창씨개명을 하고 태평양전쟁을 찬양한 친일파다. 그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705인에 포함됐다.

이러한 인물들이 만든 교가를 학교의 상징이라고 지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현 학교장 등이 몰랐던 사실일 수 있으나, 그것은 교육자로서 임무를 방기한 것과 같다. 우리 주변과 일상에서 일제 잔재를 없애가는 게 3ㆍ1운동 정신 계승을 실천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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