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으로 문제없다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종 시민들 눈총
박봉주 문화원장, "채권 수익 발생해야 6억 수익... 억울하다"

박봉주 전 중구 관변단체 회장이 지난 25일 제5대 중구문화원장에 취임했다. 문화원장은 회원들이 선출하는 것이라 지자체가 관여할 순 없지만, 개항장 오피스텔 시세 차익 챙기기로 빈축을 샀던 터라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회지도층 인사의 시세차익 챙기기 논란은 개항장 오피스텔(중구 선린동 56-1번지 일원 4669㎡) 사업에서 발생했다. 이 사업은 건축위원회 기준 위반이라며, 인천시가 관련 공무원 중징계를 예고한 사업이다.

오피스텔 사업은 지방선거 하루 전날인 지난 2018년 6월 12일 중구청으로부터 최종 건축허가를 승인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해당 부지의 소유주가 전 중구청장의 친인척을 비롯해 중구 관변단체 회장 일가와 중소기업중앙회 인천회장 3명으로 드러나면서,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부재 비판으로 확산됐다.

특히, 이들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지난해 6월 건축허가만 받고, 7월 땅을 곧바로 매각함으로써 막대한 시세 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샀다.

건축허가가 나자 매입 당시 1평(3.3㎡)당 558만원이던 개별 공시지가는 749만원으로 뛰었고, 53억 원에 매입했던 이들 사회지도층은 지난해 130억 원에 매각했다. 이들은 개발하지 않고 매각하는 것만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이는 전형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사회지도층에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의 실종으로, 사회지도층이 자신들이 사회적 지위와 정보를 활용해 사익을 추구했다는 비판으로 확산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인천시의 유력한 유관기관과 위탁기관의 임원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일었다.

중소기업중앙회 인천회장은 시 체육회 이사로 선임되면서 빈축을 샀고, 중구 관변단체 회장은 인천시주민자치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다 박봉주 전 회장도 이번에 중구문화원장을 겸하게 됐다. 인천시와 중구는 매년 중구문화원에 1억72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중구는 예산을 지원하더라도 중구문화원 회원들이 선출하는 일이라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며, 중구문화원은 박 회장이 중구에서 활동하며 기여한 바가 많아 별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박봉주 중구문화원장, "3순위 채권 받아야 그나마 6억 수익...억울해"

박봉주 중구 문화원장은 억울하다고 했다. 박 원장은 “차익 챙기기는 사실과 다르다. 53억 원에 매입해 130억 원에 매각했지만, 36억 원은 토지신탁 3순위 수익 채권으로 나중에 사업이 잘돼서 수익이 나야 받을 수 있다. 사실상 마이너스 사업이다”고 밝혔다.

그는 양도세 37억원, 취득세 2억6000만 원, 재산세 1억9200만 원, 종부세 2억4000만 원, 부동산중개수수료 3000만 원, 5억7600만 원, 유치권비용 20억 원을 제하면 남는 게 없는 사업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77억원이 남는다고 하지만 잘돼야 남을 수 있다. 그런데 이미 비용으로 약 71억원을 지출했다. 채권 36억 원을 받아야 6억원 정도가 수익이고, 못 받으면 수십억 원 손해이다”며 “인천시에 이미 이를 입증하는 영수증을 다 제출했다. 정말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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