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칼럼] 서해5도 남북어민 이제 만나자
[신규철 칼럼] 서해5도 남북어민 이제 만나자
  • 인천투데이
  • 승인 2019.02.0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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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월 4일쯤 판문점에서 북한 당국자들을 만날 계획이라는 소식이 들렸다. 2월 말로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실무협상에서 회담 날짜와 장소, 의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노동당 부위원장의 면담과 바로 다음 날부터 3일간 이어진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의 실무협상으로 북미 대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핵 협상이 성공리에 끝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진다면 한반도에는 바야흐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평화협력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1월 28일,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과 서해5도 평화수역운동본부, 서해5도 어민연합회, 정의당 인천시당이 공동 주최한 ‘서해 평화 실현을 위한 민관 정책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종대 의원은 독일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전쟁 위협이 크게 줄자 국방비를 경제 개발과 복지 등에 쓸 수 있게 되면서 ‘평화 배당금(peace dividend)’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어서 김 의원은 이제 서해5도 주민들을 비롯해 국민 모두 ‘평화배당금’을 요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도 인사말에서 서해 5도 어민들은 그동안 안보라는 이름으로 생존권, 주거권, 이동권 등 국민으로서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평화의 시대에 이를 정당하게 보상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서해 5도 주민들은 감사했다.

하지만 서해 5도 주민들에게는 ‘평화의 시간표’가 아직 오지 않았다. 4.27 판문점선언, 9.19 남북 군사합의로 평화수역이 선포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생활에서는 달라진 게 없다. 조업 규제는 계속되고 있고, 유일한 교통수단인 여객선은 걸핏하면 결항된다. 심지어 2010년 연평도 폭격으로 파손된 상가들 중에는 아직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영구 이주를 요구한 연평도 주민들에게 정부는 많은 지원을 할 테니 계속 거주하며 대한민국 영토를 지켜주길 바랐다.

그래서 만든 법률이 ‘서해5도 지원 특별법’이다. 정부는 이 법률에 의거해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2011~2020년)을 수립했고, 10년간 지원 사업 78개(총9109억 원)를 벌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계획기간 만료를 2년 정도 남긴 현 시점에서 예산집행률은 50%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도 기존에 지원한 사업을 이름만 바꿔 실적 채우기에 급급한 경우도 허다하다.

서해5도 주민들은 정부가 먼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주길 바라고 있다. 향후 10년을 다시 짜고 있는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에 주민들의 의견과 남북 교류협력사업을 반영하고,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조업시간 규제를 풀고 어장을 확장해 어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한다. 이렇게 정부가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사업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북방한계선 해상파시, 남북공동어로구역, 수산경협, 서해평화수역 에너지 협력 등으로 확대해가야 한다.

또, 서해5도 주민들 중에는 실향민이 많다. 주민들은 어선을 끌고 고향 바다를 가보는 걸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김영철 회동 이후에 “지금은 민간 부문의 역할이 없지만, 만약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를 만들어내고 올바른 조건이 형성된다면, 민간 부문은 북한이 진출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통일부 남북경협과장은 남북 어민 교류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제 서해5도 어민들이 방북을 신청하는 일만 남았다. 부디 그 오랜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