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없다면서 5명만 질문받아···곳곳에서 ‘부글부글’
시, “개선방안 토론 집중한 나머지 설명회 부족, 송구”

민선7기 인천시정 운영의 핵심은 소통과 협치다. 그러나 시는 1월 30일 진행한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사업 설명회에서 ‘시간이 없다’며 5명만 질문을 받아 빈축을 샀다. 운용의 묘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시가 올해 수립한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예산은 예년과 비슷한 10억 원 규모다. 시가 대회의실에 마련한 테이블 20개는 자리가 가득 차 의자를 추가로 마련해야할 정도로 붐볐다.

시는 지원 사업 설명에 앞서 민관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강연을 배치했고, 이어서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원탁토론회를 진행했다. 참가 단체들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강연과 토론회가 길게 이어지면서 정작 지원 사업 설명회 시간이 부족했다. 토론회가 끝난 것은 오후 5시 10분 무렵이었다. 설명에 이은 질의 응답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20여 명이 질문하겠다고 손을 들었다. 하지만 시는 시간이 없어 질문 받기가 곤란하다며 5명한테만 질문을 받고 추가로 궁금한 사항은 전화로 물어오면 답하겠다고 한 뒤, 행사를 5시 40분께 마무리했다.

이날 단체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것은 올해 지원 사업 규모와 신청 대상, 정산 방식, 예년과 달라진 점 등을 알 수 있는 지원 사업 설명회였다.

하지만 강연과 토론회가 길어지면서 설명과 질의응답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토론회가 길어지자 중간에 나간 이들도 있었고, 시간이 부족해 질의응답이 5명으로 끝나자 곳곳에서 쓴 소리가 터져 나왔다.

설명회에 참석한 A씨는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개선방안을 찾기 위한 토론회를 하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그건 설명회와 결이 다르지 않나. 참석자 대부분은 지원 사업 설명회가 더 중요했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보니 설명회가 부실했다. 주객이 전도됐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단체의 B씨는 “설명회를 30분 정도만 배정하고 시간관계상 질문을 못 받는다고 했다. 정말 무책임하다. 협치를 강조하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싶었다”며 “매해 설명회 때 질문이 많다. 한두 해 한 것도 아닌데 너무했다. 3시부터 기다렸는데 허무했다”고 말했다.

C씨는 “설명회 때 전체적 틀에서 질문할 수 있는 게 있고, 나중에 따로 전화로 물어볼 게 있다. 설명도 부실했지만 5명한테만 질문 받고 나중에 전화로 물어보라고 하니 황당했다”고 했다.

시는 행사 진행에 운용의 묘를 살리지 못한 것에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원 사업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설명회와 질의응답이 부족했던 것 같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한 뒤, “서류 간소화와 정산 방식 간소화 등 개선방안을 찾아 단체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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