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특별 강연
'한반도 정세 변화와 평화번영 전망'

인천대학교 부설 인천학연구원이 첫 번째 특별 강연으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강연을 진행했다.

6.15공동선언실천 인천본부와 평화도시만들기 인천네트워크가 함께 30일, 인천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진행한 이 강연에는 인천대 교수·학생 등 관계자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이 전 장관은 북의 경제 체제 변화와 군사 분야 변화에 비춰 향후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 정세 변화 등을 전망했다.

이 전 장관은 2006년 제 32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고 현재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으로 동북아 정세와 남북한 관계 등을 연구 하고 있다.

조동성 인천대 총장은 “한반도 평화 시대에서 인천이 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교수님 등 구성원들과 함께 계속 연구 하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 전 장관의 강연 내용을 정리 한 것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2018년 한반도 변화, 73년 합한 것 보다 커

평창올림픽 이후로 일어난 한반도의 변화는 분단 이후 일어넌 모든 변화를 합한 것 보다 크다. 세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그동안 한반도의 정세를 불안하게 하고 전쟁의 입구까지 가게 했던 것은 핵문제였다. 북이 핵실험하고 도발적 행동을 하는 게 위기의 원인이 됐는데, 작년에 핵실험과 미사일발사 등을 중단 했다. 그것도 우리가 중단해달라고 요청해서가 아니다. 조건을 내세우긴 했지만 스스로 비핵화 하겠다고 했다.

이로 인해 근본적인 정세가 전환됐다. 현재 상황을 보기에는 웬만하면 이전으로 돌아 갈 것 같지 않다. 풍계리 핵실험장을 이미 폭파했기 때문에 핵 실험 할 수도 없다. ICBM 미사일발사 실험 등은 할 수 있지만 폐기 일보 직전이다.

또, 북은 우리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하면 전 사회를 동원해 격렬하게 반응했다. 훈련이 북한을 극도로 자극했던 정세불안 요인이었던 것은 객관적 사실이다. 근데 이것도 전면 중단 됐다.

남북이 판문점선언, 평양선언 합의로 전쟁과 관련된 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고 이에 따라 충돌 요소를 나름대로 봉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시범적으로 DMZ 안에 있는 GP를 폭파하고 철거 했다. 서로 총부리 겨누고 있던 상징을 철거했다. 휴전협정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일이 지난해 일어났다.

이 세 가지 사항 하나하나가 남-북-미가 10년 협상해도 하기 어려운건데 지난해에 다 해냈다.

아직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갈 길이 멀다보니 만족스럽지 못한 게 있을 수 있지만, 작년에 만든 길은 한반도 역사에서 완전히 새로운 길임에 틀림없다.

북의 국가 전략 노선 변화

이 전 장관은 현재 남북 정세의 배경이 북의 국가 전략 노선 변화라고 말했다.

작년의 변화가 일어난 배경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의지도 있고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결단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본질적인 건 북한의 기본적인 국가 전략 노선의 변화다.

북한은 기존의 핵 경제 노선을 끝내고 경제발전 총력 집중 노선을 내놨다. 그게 작년 4월이다. 이 전략 노선 변화 속에 북의 비핵화 의지가 존재한다. 북이 현재 조건부 비핵화를 내놓는 거는 그냥 말 한마디가 아니라 북의 국가전략노선과 연계 돼 있다.

과거에는 오로지 군사였던 나라가 경제에 올인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6년에 북의 갈마반도에서 분쟁이 있었다. 그러나 2년 후에 지금은 국제적인 관광단지로 거듭나고 주민들을 동원해서 리조트를 건설하고있다. 이렇게 군대가 군사 훈련 하던 지역에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상황의 변화가 북의 국가전략 변화를 나타내는거다.

그런데 우리는 북한을 못 믿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 믿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북의 입장에서는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북이 추구하고 있는 사회 변화를 이룰 수 없다.

북이 그동안 선군정치를 하다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 년 전 부터 군을 당과 정 아래에 두는 식으로 군대와 국방사업이 경제에 종속되게 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에서도 북의 역사상 최초로 군이 경제에 종속 됐다는 역전현상이 나타난다.

이전과는 다른 김정은식 리더십

이런 변화의 배경은 대내적인 배경과 대외적 배경, 그리고 김정은식 리더십에 있다. 대내적으로는 자원 제약 상황이고, 때문에 외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싶은데 대외적으로 경제 제재로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 발전 위해선 시장 경제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도 마찬가지였다. 근데 지금 유독 변하는 이유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버지와 다르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기세싸움을 하곤 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목표 지향적 인물이라 형식을 배제하고 실질적인 것을 추구한다. 체면 차리지 않는다. 이건 현실주의다.

김정일은 조선민족제일주의였다. 이건 통일에 대한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근데 최근에는 우리국가제일주의가 나온다. 어떻게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통일을 원하지 않고 자기 국가가 제대로 되길 원하는 현실주의자다.

향후 북미 정상회담은?

이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리더십과 북의 변화를 본다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전망은 기본적으로 잘 될 거다. 그리고 아마 2월 말에 장소가 확정 될 거다.

2차 북미회담의 전망은 비교적 낙관적이다. 북한의 추가 유연조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CBM 제재 수용이나 핵 동결 등의 추가 조치가 있을 것 같다.

북은 미국의 제재완화, 즉 경제 제재 해제가 목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경제에 올인 해도 외부에서 못 들어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데, 북이 원하는 것은 그 이상일 것이다.

북이 원하는 것은 중국식 개혁이다. 북한 경제의 대외 정책을 공식화 하고 경쟁을 도입하고 이익추구를 해야 남북 경협 가능하다.

새로운 경제 블루오션이 열린다.

이 전 장관은 한반도 평화로 새로운 경제 블루오션이 열릴 것 이라고 말했다.

북이 변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와 협력한다고 해도 비교우위에 있는 경제 자산이 북에 있어야만 한다.

북은 노동력뿐만 아니라 첨단 인력도 있고 지하자원도 보유하고 있고 관광 자원도 있다. 또 중국의 일대일로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중심에 있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오로지 삼면 바다만 있는 상태로 여기까지 왔다. 대륙을 뚫는다면 경제학자가 아니어도 어떤 결과가 있을지 다 안다.

한국경제가 지금 어렵다고 말할게 아니라 미래가 생긴다. 이 때 조심할게 상대방을 투명인간 취급하면 안 된다. 북이 어떤 발전 구상을 갖고 있는지 물어보고 대화해야 한다. 우리가 북에 배푸는 거 말고 함께 이익 되는 것을 찾아야 한다.

남북경협 자체가 미래의 기회를 여는 것이다. 우리가 남북 협력을 해서 휴전선을 뚫고 서해 평화바다를 만들면 중국에 맞닿는 인구만 1억 2000만 명이다. 러시아 극동지방도 있다.

이 경제권은 아직까지 부가가치가 창출 돼 본적이 없는 경제권이다. 새로운 경제권이 실현 됐을 때는 완전한 블루오션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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