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월 12일 방북하는 장금석 6ㆍ15인천본부 집행위원장

“그동안 중단된 남북 민간교류협력의 물꼬가 트였다. 개성ㆍ평양 역사기행과 백두산 관광, 평양 마라톤대회 참가, 북측 예술단 남측 순회공연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장금석 6ㆍ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인천본부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장 집행위원장은 2월 12일부터 1박2일간 금강산에서 열리는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 새해맞이 연대모임’에 참석한다.

이 행사는 당초 1월 30일부터 진행하기로 했으나 북측 사정으로 연기됐다. 6·15남측위원회와 북측위원회, 해외위원회 등에서 400~500명이 모일 예정이다. 남측위원회에서는 공연팀 등을 포함해 250여 명이 참가하는데, 인천에서는 송준호 6.15인천본부 위원장과 장 집행위원장이 참가한다. 한반도 평화 바람이 이제 남북 민간교류로 이어지고 있다. 장금석 집행위원장을 만나 이번 행사의 목적과 기대를 들어봤다. 아래는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남북 민간교류 물꼬 텄다”

촛불혁명으로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에서 중단된 남북 교류협력에 물꼬가 트였다.

중국 등에서 6·15위원회 회의가 진행됐고 남측ㆍ북측ㆍ해외위원회가 합의해 1월 30일부터 새해맞이 공동 행사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북측 사정으로 연기돼 2월 12일부터 진행한다. 일정 변경 이외에 행사 내용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환영만찬과 공연, 금강산 등반 등의 일정이 예정돼있다.

남측위원회는 서울에서 모여 판문점을 통과해 육로로 금강산까지 간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발전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민간교류 행사가 열린다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이다. 통일 정세가 다시 회복됐다는 방증이기도 해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6ㆍ15남측위원회는 종단(宗團)과 시민사회단체 등 모든 세력을 포괄하는 단체인데, 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함께 가기에 거의 모든 세력이 함께하는 행사라 의미가 크다.

남측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민간영역의 통일운동이 침체돼있었다. 판문점선언 이후 통일 분위기를 정부가 앞장서서 열고, 민간은 선언 이행 분위기 조성이나 국민들 사이에 통일 분위기 확산에 주력했다. 이런 와중에 민간영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을 수 있다.

6ㆍ15남측위원회가 과거에 비해 많은 세력과 함께 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지만, 시민사회단체ㆍ종단 등 광범위한 세력을 포괄하는 단체이기에 다시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번 방북으로 민간교류 활성화되길”
 

장금석 6ㆍ15인천본부 집행위원장은 “인천시가 대북 사업에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각 단위에서 민간교류를 얘기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축구대회를 열고 농민들은 북측에 트랙터 등을 보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물론, 유엔 대북 제재와 5·24 대북 조치 등으로 허용이 안 돼 못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팩스 등은 계속 오가고 있다. 5·24 조치가 새 정부 들어서는 거의 죽은 조치긴 하지만 형식상 살아있기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민간교류 사업을 계속 시도하는 단체들이 있고, 이번 방북과 곧 있을 북미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서 민간교류가 활성화되길 바란다.

“많은 지자체도 관심…인천시는 참가 못해”

6ㆍ15남측위원회는 이번 방북 때 북측에 개성ㆍ평양 역사기행과 백두산 관광, 평양 마라톤대회 참가, 북측예술단 남측 순회공연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북측도 이에 긍정적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이에 대해 협의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공동 요청이 먼저 결정되면 지역단위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많다. 개성 역사기행만 해도 인천시장과 교육감의 공약인 강화-개성 수학여행 등을 연계할 수 있다.

이번 방북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울산과 광주광역시장, 대전 정무부시장과 완주ㆍ창원시장 등이 참가 의지를 밝혔다. 인천시는 아쉽게도 일정이 맞지 않아 참가하지 못한다고 들었다.

“인천시, 대북 사업에 관심 기울여야”

북측 예술단이 순회공연을 하면 꼭 인천에 왔으면 좋겠다. 송도에 새로 개관한 아트센터인천에서 공연한다면 인천 홍보는 더할 나위 없고, 인천시민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북측 예술단 공연 이외에 인천시가 준비해야할 것이 많다. 박남춘 시장이 서해평화협력청을 공약했는 데, 이 협력청이 생길 경우 북측에서 협력청과 함께 일하는 파트너가 있어야한다. 북에서는 이와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파악해야한다.

대북 제재 조치 아래서는 하기 힘들겠지만, 인천의 영세 조선소에서 배를 만들어 북의 낡은 어선들을 교체하는 사업을 하고, 그 대신 북으로부터 수산물을 받아올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이 정착되면 시민사회단체나 서해 5도 어민들이 주장하는 해상파시 등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사업들을 구상하고 준비하려면 인천시가 대북 사업에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예전 남북교류팀을 과 단위로 승격했지만 시가 투입한 인력이나 하는 것을 보면 아직까지도 하나의 팀 정도에 머물러있다.

남북교류협력기금도 다행히 앞으로 늘리겠다고 하지만, 지금 조성된 것을 보면 인천시 예산의 절반밖에 안 되는 다른 지자체보다 적다. 인천시가 정말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진정성이 느껴지게 기금 조성에 적극 나서야한다. 지금 수준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선도한다는 말은 맞지 않다.

최근 북은 인도적 지원은 받지 않겠다며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력 사업을 하자고 얘기한다. 인천도 이와 같은 사업을 발굴해야한다. 인천항과 북측 남포항의 정보 교류와 관광 등을 생각할 수도 있고, 전에 진행한 축구화 공장이나 유소년 축구대회처럼 다방면으로 고민해야한다. 강화와 개성의 고려 역사 연구 작업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한다.

“금강산과 개성공단 열릴 것으로 기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도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강만 관광은 미국 입장에서 보더라도 관광을 목적으로 하기에 정치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고, 북의 입장에서는 상징적 의미를 둘 수 있다. 남북 교류의 첫 시작이었던 만큼 금강산 관광이 갖는 의미는 크다. 개성공단도 금강산 관광이 물꼬를 텄기에 가능했다.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도 금강산이 열려야 가능하다.

개성공단도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하지 않는 이상 가능할 것이다.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한 인천 기업이 많은 데다 앞으로 개성공단이 확대될 시 인천 기업들이 많이 진출할 수 있고, 인천의 항만과 공항을 통해 수출까지 된다면 개성공단 재개로 인천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