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중심’이라더니 포장지만 바뀐 특성화고 현장실습
‘학습중심’이라더니 포장지만 바뀐 특성화고 현장실습
  • 장호영 기자
  • 승인 2019.01.2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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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중심 현장실습 시행 1년, 무엇이 달라졌나
인천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평가토론회 열어

엘지유플러스 상담센터와 제주도 음료공장에서 일하던 특성화고등학교 현장실습생의 사망사고 이후 정부가 ‘학습중심 현장실습 운영’을 방안으로 내놓은 지 1년이 지났다. 1년 뒤 평가에서 해당 방안이 포장지만 바뀐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인천청소년노동인권넷 ‘바로’는 전국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현장실습 대책회의와 함께 24일 오후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교육실에서 ‘학습중심 현장실습 시행 1년, 무엇이 달라졌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현장실습생의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정부는 2017년 8월 학습중심 현장실습 운영방안을 마련한 뒤 2018년 2월에 학습중심 현장실습 안정적 정착 방안과 4월에 시ㆍ도교육청 현장실습 운영 지침을 마련해 시행했다.

이 운영 지침에 따라 특성화고교는 지난해 여름방학부터 기업을 발굴해 관할 시ㆍ도교육청에 ‘현장실습 선도 기업’ 인정을 신청한 뒤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실습 선도 기업으로 인정을 받아야만 현장실습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학습프로그램과 안전을 인증을 받은 현장실습 선도 기업’을 내세우며 이전과 다르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현장실습제도와 다르지 않다는 게 현장 활동가들의 평가다.

청소년 노동인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은 “학습중심 현장실습이 오히려 수업 일수의 3분의 2를 이수하면 조기 취업이 가능한 관행을 공식화하고, 학생 신분과 현장실습 수당을 명분 삼아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일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24일 민주노총 인천본부에서 열린 '학습중심 현장실습 시행 1년 무엇이 달라졌나?를 주제로 한 토론회의 모습.
1월 24일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교육실에서 열린 ‘학습중심 현장실습 시행 1년, 무엇이 달라졌나’를 주제로 한 토론회 모습.

24일 인천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학습중심 현장실습 제도의 여러 문제점이 지적됐다.

김용기 충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선도 기업 선정위원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안전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기업을 한 번도 실사하지 않고 서류로만 선정했으며, 선정위원으로 지나치게 많은 기업인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심지어 자신의 학교에서 신청한 기업을 선정하는 위원회에 교장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불공정성도 심각했다”고 말했다.

박공식 전국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는 선도 기업 실태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설명했다. 그는 “학습중심 현장실습 선도 기업의 이해 부족으로 현장실습 프로그램 계획서에 맞게 현장이 돌아가지 않았다”며 “선도 기업에선 사실상 조기취업이 가능했는데, 학습중심보다는 조기취업 가능 여부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강문식 전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는 선도 기업의 현장실습 운영 실태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장실습생이 일하고 있는 선도 기업의 실사를 나갔는데, 여러 기업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일부 업체는 가혹한 노동조건과 휴일 근무수당 미지급 등의 사례가 지역에 알려진 곳임에도 현장실습생이 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대응방안을 논의하며 “정부가 학습중심 현장실습제도를 1년간 운영한 후 기업 참여가 저조하고 취업률이 떨어지자, 예전 현장실습제도로 돌아가려한다. 현재 제도는 폐지하고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