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성 인천관광공사노동조합 위원장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늘 그래왔듯 인천시 산하 기관장의 정무적 사퇴가 시작됐다. 이어서 공석이 된 자리에 시장 측근 아무개씨가 온다는 소문이 돌고, 뚜껑을 열어보면 그 소문이 현실이 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해당 기관 직원들은 물론, 기관 사업의 수혜자인 시민들은 그 기관장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일을 한 사람인지, 기관을 정말 잘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가진 사람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취임일에 준비된 취임사와 보도자료로 처음 만난다.

그 기관장 또한 자신이 외부자로서만 습득한 정보에만 기초한 선입견으로, 해당 기관이 무슨 일을 하는지, 시민과 조직 구성원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학습과 고민이 부족한 채 업무를 시작해야하는 상황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에 처음 실시한 시 산하 기관장 인사 간담회는 다소 형식적인 면이 없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시민과 조직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인선 과정에 투명성을 높이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평가한다.

인사 간담회 도입 배경은, 첫 번째, 기관장이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설명하고 그것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것이다. 기존 인사 간담회는 중앙 고위직 인사 청문회와는 달리, 보고서 채택 등과 같은 시의회의 공식적 입장(동의, 부동의)을 표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당사자의 소견을 듣고 질문하는 방식이었다.

일견 형식적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시민의 대표가 모인 시의회에서 자신의 경영철학과 목표,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얘기했다. 이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시민의 대표자 앞에서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것으로 재임 기간 당사자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또,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주위의 질타를 받는 동시에 임기를 채우기 힘들게 될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민민홍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인사간담회에서 자신이 한 이야기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번째로 자질 논란으로 허비하는 시간을 줄여준다. 지난 3년간 인천관광공사는 사업 수행 실적과는 무관하게 사장과 본부장의 각종 의혹과 소문 등으로 끊임없이 시의회의 질타를 받았고, 언론에서도 논란이 됐다. 이를 지켜보는 인천관광공사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심정은 참담했다. 사업 수행 실적 평가와 개선 방향을 토론해야할 소중한 시간이 더 이상 소모적 논란으로 허비돼서는 안 된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처음 시작한 시 산하 기관장 인사간담회는 향후 시정부와 시의회, 시민단체의 논의로 그 기능을 고도화해 기관장 내정자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는 제도로 정착돼야한다. 또, 시민단체와 노조는 기관장이 인사간담회에서 약속한 내용을 검증하고,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게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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