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ㆍ기관 방문보다 관광지 일정 많아
지자체 정책 반영 내용 구체적이지 않아

인천지역 기초의회들의 지난해 해외연수 결과보고서를 분석해보니 관광지 방문이 대부분이고, 보고서 내용도 부실했다.

<인천투데이>은 지난해 해외연수(공무국외여행)를 다녀온 기초의회 8곳이 공개한 결과보고서를 분석했다. 연수 일정 대부분이 관광지 방문이었다.

10월 8일부터 8박 9일간 터키를 다녀온 옹진군의회의 공식 방문 기관은 이스탄불관광청ㆍ복합농장ㆍ사회복지시설 등 3곳뿐이다. 나머지는 성 소피아 성당, 한국공원과 아타튀르크 영묘, 안탈랴 등 관광지 11곳이다.

10월 28일부터 6박 7일간 호주를 다녀온 부평구의회 도시환경위원회도 공식 방문은 3곳뿐이고, 사실상 관광지 방문인 특별 시찰이 7곳, 현장 시찰이 3곳이다.

11월 6일부터 6박 7일간 오스트리아와 독일을 다녀온 서구의회도 기관 방문은 4곳뿐이고, 현장 시찰이라고 적은 관광지 방문은 7곳이다. 나머지 기초의회들의 해외연수 일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수 결과보고서도 부실했다. 길어야 40장 분량 정도 되는데, 10장 이상은 인터넷을 검색하면 나오는 방문 국가와 지역, 기관 소개로 채웠다. 향후 지자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는 의언들의 질의응답이나 토론 요지, 연수 후기나 시사점 등은 구체적이지 않았다.

결과보고서 내용만 봐서는 의원 1인 당 예산 300만~400만 원이 드는 해외연수가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옹진군의회 해외연수 결과보고서에는 ‘터키 공동묘지는 우리나라처럼 혐오시설로 취급받지 않고 문화ㆍ종교적으로 이승과 저승의 교량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주민들에게 거부감이 없고, 많은 관광객이 찾아 인상 깊었다. 옹진군도 혐오시설로 여겨지는 시설들을 주변 환경과 잘 조화될 수 있게 조성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광지가 되게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이 있다.

서구의회의 해외연수 결과보고서에는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보고 유럽 국가들의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상위에 자리하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실천하고 있었다. 우리 의원들로서는 그 무엇보다도 가장 많이 배워야할 점이었다’는 소감이 있다. 이게 과연 해외연수를 가야만 깨달을 수 있는 내용인지 의문이다.

지난해 터키 연수를 다녀온 옹진군의회 의장은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기관 방문이나 공식 방문이 적더라도 대부분 기초단체 정책 반영에 필요한 곳을 방문한 것이라 관광지 일색이라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보고서에 다 담지 못한 내용이 있어 향후 기초단체 정책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지금 의회사무과에서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