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방학 중 교사 근무 폐지 논란, 해법은?
[세상읽기] 방학 중 교사 근무 폐지 논란, 해법은?
  • 인천투데이
  • 승인 2019.01.1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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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애 전교조 인천지부 조합원
박미애 전교조 인천지부 조합원
박미애 전교조 인천지부 조합원

교사가 되고 나서 교사가 아닌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방학이 있어서 정말 좋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많이 물어보는 것은 “방학 동안 뭐 해”이다.

행정실무원이 없던 시절에는 교사들이 서너 명씩 짝을 지어 3~4일씩 출근했다. 교무실에 모여 앉아 차를 마시고, 가끔 오는 전화를 받고, 교육청에서 오는 공문을 접수해 담당자에게 배당하는 일을 했다. 방학 중인데도 급하다는 공문이 오면 업무 담당교사를 불러내거나 그게 안 되면 직접 처리하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되면 출근한 관리자와 업무부장들의 몫까지 밥을 배달하고 가장 맏이인 교사나 막내 교사가 눈치를 보다가 밥값을 지불했다. 관리자들이 밥값을 내는 경우는 없었다. 남은 시간에는 원격연수를 듣거나 책을 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했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학교 일지와 열 몇 개의 보안점검부를 작성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전교조와 교육청이 단체협약을 맺으면서 방학 중 교사들의 자기연찬 기회 강화와 업무 경감이라는 취지로 방학 중 교사들의 학교 근무가 하루 이틀 정도로 줄어들었다. 교장ㆍ교감들도 예전처럼 매일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방학 기간을 나눠 서로 겹치지 않게 근무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행정실무원이 근무하면서부터는 학교일지를 작성하지 않아도 됐고, 전화도 실무원들이 받고 있다. 교장ㆍ교감들도 점심시간이 되면 슬쩍 밖으로 나가 알아서 식사하고 온다. 교무실에 있는 교사들은 원격연수를 듣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책을 읽다가 보안점검부를 작성하고 퇴근한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대구ㆍ경북ㆍ대전 등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방학 중 교사들의 ‘일직성 근무’가 폐지되거나 대폭 축소됐다. 인천교육청도 방학과 휴업일의 일직성 근무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를 선도적으로 시작한 전북교육청 교원의 경우 일반 공무원과 달리 ‘시설 방호 등의 업무와 전화ㆍ문서 수신 등을 위해 근무지에 일정시간 상주하며 근무 장소를 지키는 근무형태’를 일직성 근무로 규정하고, 폐지했다. 그리고 방학 중 학생안전지도를 위해 교사가 근무해야할 경우에는 해당 교사의 동의 아래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해 실시하게 했다.

교장ㆍ교감과 일부 학부모의 반대에도 불구, 여러 교육청이 이런 정책을 펴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과 임무는 수업 등 교육활동이다.

최근의 추세는 교육활동과 관련 없는 업무들을 줄여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인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방학 중에 출근해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느니 충분한 쉼과 자기연찬의 기회를 갖는 것이 학기 중 교육활동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교사는 배움을 나누는 직업이고, 이를 위해서는 자기를 채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에너지를 소진한 교사는 쉼과 치유를 통한 충전, 새로운 영역의 지식과 가치관이 필요한 교사는 연수로 배움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교육부도 교육공무원법 41조에 의거해 ‘휴가’가 아니라 ‘연수(근무지외 연수)’로 보장하고 있다.

교사로서 한 가지 바람이 더 있는데, 방학 중 교사의 출근이 요구된다면 관리자의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 민주적 절차를 거쳐 합리적으로 결정해야한다. 교사들은 방학을 자기연찬의 기회로 충분히 활용해 ‘방학 때 놀기만 한다’는 세간의 불신을 극복할 수 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