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터뷰|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9월 안에 학교인권조례 제정 목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사진제공ㆍ인천시교육청)

“학교가 권위주의적 모습이고,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동등하지 않았을 때는 ‘학생’인권조례 필요성이 컸지만, 지금은 ‘학교’인권조례가 필요하다. 학생 인권과 교권이 대립하는 것처럼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지만, 학생 인권과 교권은 대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권이라는 것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고, 사람으로 모두 존중받아야한다는 의미이다. 민주적 공동체로 성장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인권조례가 반드시 있어야한다. 올해 9월 안에 조례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인천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만난 도성훈 교육감은 공약 사항 중 하나인 학교인권조례 제정 계획을 밝혔다. 시교육청은 2월까지 학교인권조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3월 안에 다른 시ㆍ도교육청의 조례 검토, 학교인권 실태조사, 조례안 마련과 의견 수렴, 7월께 공청회와 간담회, 8~9월께 조례안 시의회 상정, 9월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 교육감은 학교인권조례 제정과 함께 학생들의 정책 참여, 자치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지난해 학생들이 많이 참여한 교육정책버스킹을 올해에는 여섯 차례 진행하고, 학교 안 학급회의를 월 1회 이상, 연간 10회 이상 운영하게 할 예정이다.

학급회의 모델과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하고, 학생회 운영비(학생회장 공약이행비용)를 259개교에 80만원씩 나눠줘 학생회가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교육지원청별 중ㆍ고생들의 학생자치네트워크를 구성해 연간 2회 이상 운영하고, 학생회 임원이 아닌 학생들의 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학생자치워크숍 연 2회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청렴, 혁신교육, 안심학교, 소통ㆍ협력에 주력

도 교육감은 올해 주력 사업으로 ▲청렴성 강화 ▲혁신교육 ▲안심할 수 있는 학교환경 조성 ▲소통과 협력 등을 꼽았다.

그는 “인사혁신추진단에서 올 상반기까지 인사혁신안을 만들어 발표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인천교육 청렴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다”라고 한 뒤 “인천형 혁신학교인 행복배움학교를 40곳에서 62곳으로 확대라고, 학생들이 진로를 세우는 데 도움을 줄 진로교육원을 설립하고, 2020년 3월 신입생 모집을 목표로 대중문화예술고교를 설립하는 게 올해 주요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1월 1일부터 교육지원청 4곳에 구축한 학교폭력 원스톱 대응센터와 위(Wee)센터에서 학교폭력에 신속 대응하게 하고,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대안교실이 있는 학교를 100곳으로 확대하고, 학업중단숙려제 운영기관을 85곳으로 늘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민관이 참여하는 미래교육위원회에서 정책 수립과 추진 과정의 의견을 수렴하고, 노동조합과 교섭을 직접 챙기는 한편 노동존중위원회를 설치해 노사 협력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운영할 인천교육 청렴위원회는 시민ㆍ학부모ㆍ전문가 등으로 구성한다. 시교육청의 반부패ㆍ청렴정책 수립과 추진 사항에 관래 다양한 분야에서 조언을 받는 형식으로 운영한다. 특히 인천교육의 중대한 부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위원회 직권으로 조사를 권고하는 장치도 마련한다.

지난해 인천시교육청 청렴도는 4등급에서 2등급으로 올랐지만, 외부 전문가나 학부모 등 고객 정책평가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도 교육감의 직무수행 평가 지지도도 계속 낮은 편이다. 이에 대해 도 교육감은 “광장토론회와 정책버스킹 등 다양한 시민소통창구를 활용해 교육정책 수립에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고, 우수한 교육정책 홍보 강화로 풀겠다”고 답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사진제공ㆍ인천시교육청)

학교폭력 피해자 보호 최우선…성평등 학교 실현 노력

도 교육감은 “지난해 인천에서 학교폭력과 성폭력으로 인해 자살하거나 추락사한 중학생들의 유가족에게 다시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자살 학생 부모와 면담하며 소통하려 노력했고, 의혹이 제기된 부분을 학교 현장에 나가 직접 조사하고 사안 처리의 문제점을 찾아 시정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살한 학생들의 부모가 ‘학교와 시교육청의 학교폭력 사안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민원을 계속 제기하고 있는 것에 해결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이슈가 된 스쿨미투(School Me too)와 관련해서는 시교육청 내 성인식개선팀 신설과 학생ㆍ학부모ㆍ교사가 참여하는 (가칭)성인식개선위원회 구성으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스쿨미투 발생 시 처리과정에서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성ㆍ인권 의식을 높이기 위한 학교관리자 토론회, 교직원 대상 전문 강사 교육 지원, 초교 성ㆍ인권 통합교육 지원 등으로 성평등 학교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지난 6개월간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최고 등급을 받았고, 검단ㆍ송도ㆍ청라지역 학교 신설 승인으로 과밀학급 해소에 물꼬를 틀었고, 전국 최초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 무상교육 실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 협치 기반 구축 등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학교폭력과 중학생 자살 등이 이어지면서 교육 수장으로서 이런 폭력을 막을 수 없었다는 사실에 너무 마음이 아프고 면목이 없었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은 여전히 드라마 ‘스카이캐슬’과 똑같다. 경쟁 위주 교육이 학교에서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인천의 교육현장에 아직도 많은 갈등과 위험 요소가 있지만, 민주와 소통, 책임이라는 원칙을 견지하고 오로지 학생과 시민들만 바라보고 교육개혁의 길을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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