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팩션 소설 ‘마지막 무관생도들’ 다큐로 제작 중
이원규 작가, “항쟁과 배반의 역사 알릴 수 있어 다행”

소설가 이원규 선생.

인천 출신 소설가 이원규 선생의 팩션 소설 ‘마지막 무관생도들’이 다큐멘터리로 제작된다. <MBC>가 3ㆍ1운동 100주년 기념 다큐로 제작 중이며, 3ㆍ1절에 맞춰 총2회 방영할 예정이다.

소설 ‘마지막 무관생도들’은 망국의 역사에 던져진 대한제국의 마지막 무관생도 45명의 삶을 추적한 팩션이다. 대한제국 시대 나라를 구하고자 무관학교를 다닌 청년들이 나라를 잃은 후 어떤 인생을 선택했는지가 모티브다.

45명 중 독립운동을 실천한 사람은 몇 명 안 된다. 이원규 선생은 마지막 무관생도들의 이타적 애국은 물론 반민족적 배반까지도 깊이 파고들어 인간 존재의 내면에 도사린 욕망과 양심을 끄집어냈다.

한국문인협회는 2016년에 소설 ‘마지막 무관생도들’을 제53회 한국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팩션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문학 용어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장르다.

이원규 선생의 이 소설에는 주석이 무려 260개 등장한다. 그만큼 역사적 사실에 충실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숱한 사건과 인물이 등장하는데 모두 실제 사건과 실제 인물이다.

이원규 선생의 소설 '마지막 무관생도들' 표지.

대한제국무관학교는 조선이 1895년 4월 초급 무관 양성을 위해 설치한 훈련대에서 비롯했다. 훈련대는 그해 8월 발생한 명성황후 시해 사건으로 9월에 폐지됐다. 이듬해 1월 무관학교가 설립됐지만 한 달 만에 고종의 아관파천으로 무용지물이 됐다.

그 뒤 1897년 2월 고종이 환궁한 뒤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7월에 대한제국무관학교를 설립했다. 하지만 10년 만인 1907년 8월 일본제국주의가 강제로 해산하면서 인원이 축소됐고, 1909년 8월에 폐교됐다. 생도들은 일본육군 중앙유년학교에 편입됐다.

이원규 선생은 일제강점기 ‘망국의 역사 위에 내던져진 마지막 무관생도 45인’에 관한 실제 기록을 소설 ‘마지막 무관생도들’로 엮었다.

이 선생은 “<MBC>가 내 책을 다큐로 제작해줘 고마운 게 아니다. 김경천ㆍ지청천ㆍ이종혁 등 독립운동가의 피어린 항쟁의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돼서 고맙다. 그리고 독립운동을 하겠다고 맹세했다가 등 돌린 뒤 영화를 누리고 산 자들의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원규 선생은 인천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나와 대건고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동국대와 인하대에서 후학들을 길렀다. 1984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고, 2년 뒤인 1986년 2월 <현대문학> 창간 3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에 ‘훈장과 굴레’가 당선됐다. 1988년 11월에는 ‘침묵의 섬’으로 대한민국 문학상 소설부분 신인상을 수상했고, 1990년에는 ‘황해’로 박영준 문학상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 ‘김산 평전’과 ‘조봉암 평전’ 등이 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