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시작됐다. <교수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교수들은 2018년 한 해를 ‘임중도원(任重道遠)’이라는 사자성어로 집어냈다. ‘임중도원’은 논어(論語) 태백편(泰伯篇)에 실린 고사성어로,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임중도원’을 추천한 전호근 경희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구상과 각종 국내 정책이 뜻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할 난제가 많이 남아있는데,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골랐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임중도원의 경구는 구태의연한 행태를 답습하는 여당과 정부 관료들에게 던지는 바이니, 숙지하고 분발하기 바란다”며 현 정부의 무능과 안일한 행태에 불만을 터뜨린 의견도 있었단다.

이 경구는 비단 정부 여당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이제 임기 2년차에 접어든 민선7기 인천시정부도 유념해야할 경구다. 박남춘 시정부는 한국지엠 법인 분리와 고용 불안 문제, 인천 내항 물동량 감소 전망, 가천대길병원 파업사태 장기화에 따른 의료 공백 우려 등, 여러 난제를 안고 새해를 맞았다. 수도권매립지, 청라지시티 민관 갈등, 불합리한 버스준공영제, 지하도상가 불법 전대차 문제 등도 해결해야한다.

이러한 난제들을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일관된 시정철학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 박남춘 시정부는 출범 당시 ‘소통’과 ‘민관 협치’를 강조했다. 온라인 시민청원과 공론화위원회 운영, 주민참여예산 대폭 확대와 중간지원조직 설치 등은 그 의지를 보여준 사례다. 사실 소통과 민관 협치는 시정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관료들에게 골치 아픈 일이다. 더 많은 노동과 시간을 쏟아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통과 협치로 민관 갈등과 반목을 줄일 수 있고, 결국 주민자치 역량 강화로 이어져 시정 발전을 꾀할 수 있다. 그 성과는 시민들에게 돌아가 행정과 관료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인천투데이>은 지난해 7월 박남춘 시정부가 출범할 때 ‘사설’을 통해 소통과 협치의 행정이 시민들의 피부에 닿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소통을, 행정 변화를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이들은 바로 지금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행정에 고통 받고 있는 주민’이라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라고 했다. 그 예로 도로 터널공사로 붕괴 위험에 처한 동구 삼두1차아파트 주민들, 특고압선 전자파 피해 불안에 떨고 있는 부평구 삼산동 주민들을 들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추운 겨울을 맞았다. 이들은 여전히 국토교통부와 한국전력 등과 싸우고 있다. 권한 등에서 시정부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소통은 지속적 관심에서 비롯하고, 소통으로 공감할 때 내 일처럼 여기고 함께할 수 있다. 관심과 소통, 공감 행정이 한 층 한 층 쌓일 때 난제도 하나씩 풀어갈 수 있다. 새해엔 시정부가 그런 모습을 더 많이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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