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욱 국민연금공단 인천부평계양지사장

채희욱 국민연금공단 인천부평계양지사장

올해는 국민연금 재정계산이 이루어진 해다. 1998년 재정계산제도 도입으로 2003년부터 5년마다 시행했고, 지난 8월에는 제4차 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쉽게 이야기하면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을 검진하는 것이다.

제4차 재정계산 이후 대국민 토론회, 온라인 의견수렴, 이해관계 대표자 간담회, 일반국민 전화설문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12월 14일 정부는 국민연금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돌이켜보면, 과거 두 번에 걸친 국민연금 개혁은 정부와 국회 중심으로 추진됐고, 그 과정에서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 국민을 설득하려는 과정과 노력도 부족했다. 공적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많은 선진국들의 성공적인 공적연금 개혁 사례를 보더라도 연금제도 개선은 오랜 기간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토론이 필요하다. 다행히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국민연금 개선안은 이전 연금개혁과 다르게 ‘국민중심 개혁’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복수의 개선안을 제시했다. 이 개선안이 이달 말 국회에 제출되면 연금 개혁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은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과 경제적 부담 측면에서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국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안이 사회적으로 결정될 수 있게 정부가 정책조정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심각하게 높고 향후에도 개선될 여지가 낮은 만큼, 공적연금이 지향하는 최저노후생활 보장이 이번 개혁으로 정책에 반영돼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 개혁은 참으로 어려운 과제이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변화, 저성장 장기불황의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연금 개혁은 불가피하다. 정치적 입장 차이에 관계없이 국민들이 요구하는 제도 개선이 제때에 실행될 때,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높아질 것이다. 10년 만에 제도 개선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만큼, 이번에야말로 국민중심의 사회적 논의를 거쳐 신구세대와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합리적 제도 개선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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