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진영, 2015년 박기춘 의원 탈당 후 위원장 내려놔
바른미래당, “원내교섭단체 몫 사임하는 게 정치적 도의”
민주당 홍영표, “여야합의 정신에 따라 바른미래당이 맡아야”

지난 2016년 2월 인천 서구 신현동 정서진 중앙시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이학재 국회의원. 그는 친박에서 탈박 그리고 바른정당에서 다시 한국당으로 복귀했다.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이학재(인천서구갑) 국회의원의 정보위원장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의원은 전례가 없다고 했지만 19대 국회에서만 두 번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학재 의원이 18일 한국당 복당 기자회견을 하던 국회 정론관은 바른미래당 당원들의 반발로 아수라장이 됐었다.

바른미래당 당원이라고 밝힌 인사들이 기자회견장에 진입해 “아저씨, 정보위원장 자리 놓고 가세요” “양심이 있으면 놓고 가라” “한국당은 장물아비, 이학재는 먹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 의원의 정보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당원들뿐만 아니라 앞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 의원의 정보위원장 자리는 바른미래당 몫으로 배정된 것이라며 “가져가는 법은 없다”고 정보위원장 사임을 요구했고, 대변인 또한 “껍데기(이학재)는 가되, 자기 것이 아닌 것은 놓고 가라”고 요구했다.

바른미래당이 이 같이 요구한 것은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가 원내교섭단체의 몫으로 배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최근 당적 변경과 관련한 여러 경우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당적 변경으로 인해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라든지 사퇴했다든지 했던 사례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주장과 달리 당적변경으로 국회 상임위원장을 사임한 경우는 19대 국회에서만 두 번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이 의원의 주장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 바른미래당은 즉각 사임을 요구했다.

지난 2015년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기춘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무소속 신분이 되면서 상임위원장을 사임했다.

2016년에는 당시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을 맡고 있던 진영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상임위원장은 해당 원내교섭단체 정당 몫이라며 사임했다.

이현웅 바른미래당 조직강화특별위원장은 “상임위원장은 원내교섭단체 몫으로 배정된 것이기 때문에 탈당하면 내려놓고 가는 게 정치적 도의다”며 “이학재 의원은 탈당하면서까지 사례가 없다며 뻔뻔한 거짓말을 했다. 상임위원장을 사임하는 게 도의”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 회의 때 "바른미래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학재 의원은 국회 정보위원장에서 사퇴하는 게 맞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여야가 원구성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합의한 내용은 정보위원장을 바른미래당이 맡기로 했다. 여야 합의 정신에 따라 정보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다시 맡는 게 상식이고 순리다”며 “한국당도 여야 합의 정신을 파기할 생각이 아니라면 이 의원이 물러나게 분명한 입장을 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해 1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새누리당을 적폐로 규정하고, 합리적인 보수를 재건하겠다며 홍일표(자유한국당, 인천미추홀갑) 국회의원과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인천시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지난해 5월 한국당에 복당했고, 이 의원은 1년 6개월여 만에 한국당에 복당했다.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했다가, 자신들이 적폐라고 했던 그 곳으로 다시 복귀했다.

이 의원은 국정농단 주역인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만 네 번 역임했다. 이 의원은 친박 핵심으로 통했고, 2016년 최순실 특검법에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했다가 이번에 다시 복귀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한국당으로 갈아탔다. 철새도 이런 철새는 드물다”며 “국회의원 당선을 위해서라면 정치적 둔갑을 수시로 하는 행태와 적폐를 자임한 이 의원을 시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 의원은 정보위원장 사퇴와 더불어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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