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합리적 임금체계 마련 비정규직 정규직화”
사측, “노조와 협의해 조속히 정상화 하겠다”

보건의료노조 길병원지부는 19일 오전 7시를 기해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19일 오전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길병원 파업은 병원 설립 6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길병원지부는 이날 오전 7시부터 단체교섭 결렬에 따른 전면 파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길병원은 이길여 이사장이 VVIP진료를 받고도 18원만 내고, 직원들은 이사장 생일 축하와 사저 수리에 동원 되기도 했다. 간호사 등 직원들은 초과근무를 해도 수당을 받지 못했고, 임신도 순번을 정해야 했다.

이뿐이 아니다. 직원들은 신혼여행을 다녀 오면 상급자에게 선물을 해야 했고, 상급자가 부서를 옮기거나 진급할 때도 선물을 상납해야 했다. 갑질과 상납이 만연했다. 또한 길병원은 간호사 수를 부풀려 보건복지부로부터 수가를 부당하게 수령 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에 길병원 노동자들은 지난 7월 19년만에 민주노조(보건의료노조 길병원지부)를 설립했다. 노조 설립 후 사측에 ▲인력충원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제공 ▲노동존중 노사관계 정립을 통한 조합 활동 보장 ▲비정규직 정규직화·고용안정 ▲합리적 임금체계 마련 및 적정임금 보장 ▲인사제도 전면 쇄신 등을 요구했다.

길병원 노사는 그동안 18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2차례 조정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노사가 핵심쟁점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노조는 19일 오전 7시를 기해 전면 파업에 나섰다.

노사는 조정기한을 이날 오전 5시까지 연장하며 막판 교섭을 벌였으나 끝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3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10일부터 12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조합원 1383명 중 휴직자 등을 제외한 1195명(86.4%)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들 가운데 97%인 1159명이 쟁의행위(파업)에 찬성했다. 압도적인 가결로 파업에 찬성한 것이다.

민주노조 설립 당시 길병원 노조의 조합원은 30명에 불과했으나, 이달 현재 1450명으로 늘었다. 파업이 진행되면서 500명대로 떨어졌던 길병원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참여자수도 약 900명으로 늘었다. 그만큼 열기가 뜨겁다.

한편, 인천지노위의 결정에 따라 파업 기간에도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유지업무 부서는 정상 운영된다.

노조 관계자는 "길병원은 다른 상급종합병원과 비교해 의료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부족한데도 병원은 유령 간호사로 수가를 부풀려 받고, 현장에서 노동자는 초과수당도 받지 못한 채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다 이직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파업 중에도 사측과 교섭을 통해 원만하게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 파업으로 환자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 모든 가용 인력을 동원해 불편을 최소화하고 노조와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병원 운영을 조속히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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