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한국지엠 법인분리 동의… 노조 “촛불 배신”
산업은행, 한국지엠 법인분리 동의… 노조 “촛불 배신”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8.12.1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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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주총 효력 정지 가처분 취하하고 법인분리 동의
노조, “문재인 정부, 노동 존중한다며 철저히 배제”
한국지엠 본사가 있는 부평공장 일부 모습.<사진제공ㆍ부평구>
한국지엠 본사가 있는 부평공장 일부 모습.<사진제공ㆍ부평구>

산업은행이 한국지엠 법인 분리에 동의했다. 산은은 한국지엠의 법인분리 주총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서울고등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기로 했다.

한국지엠이 18일 비공개로 진행한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한 산은은 18일 오후 “한국지엠과 신설 연구법인의 영업이익이 증가 되는 등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동의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그동안 지엠과 협상을 진행한 결과 법인 분리로 경영 개선이 기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산은은 법인분리에 반대하며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었는데, 법인 분리로 급선회 했다.

산은의 동의로 노동 정국은 급랭할 전망이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경영실태 조사부터 정상화 합의와 이번 법인 분리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배제당했다. 노조는 예고했던 대로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긴급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노조 관계자는 “촛불로 탄생한 정부가 철저하게 촛불을 배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노동 존중’은 철저한 노동 배제로 귀결되고 있다. 정부와 민주당은 노조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밟고 있다”며 “강력한 총파업으로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실태조사ㆍ정상화 합의ㆍ법인분리’ 노조는 철저히 배제

정부와 민주당은 지난 5월 정상화 합의를 앞두고 한국지엠 노조 측에 타결을 위해 노조의 희생을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의 경영부실 실태조사 보고서와 정상화 합의서 공개 요구는 묵살됐다.

특히, 지난 10월 국정감사 때는 정부와 민주당이 5월 정상화 합의를 주도하면서 지엠이 이미 법인 분리와 구조조정 의사를 밝혀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까지 드러났다. 노조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 존중’의 현실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그리고 법인분리와 관련해선 지난 12월초 베리 앵글 지엠 총괄부사장이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했다. 앵글 부사장은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 주요 인사들과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관계자들도 만났다.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두 차례 이상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노조는 배제됐다.

노조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특별교섭을 무려 15차례나 요구했다. 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강제 조정은커녕 노사 간 자율 협약만 권고하고 있다. 중노위의 협상 추가권고로 노조는 마지막 법인 분리 수단인 파업마저 상실했다.

노조는 이처럼 철저하게 배제되고 고립되는 사이 지엠은 정부와 민주당, 산은과 비공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에는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기재부 차관, 산업부 차관 그리고 금융위 부위원장,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회동하는 당정간담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회의는 한국지엠 법인분리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한국지엠 노조도 참여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대책회의는 일방적으로 연기됐고, 한국지엠과 산은은 18일 임시 주총을 열고 법인분리를 의결했다.

산은, “법인 분리로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강화 기대”

산업은행은 지난 12월 초 입국한 배리 앵글 총괄부사장과 협상을 통해 한국지엠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타협점을 찾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협상을 진행했다. 주주로서의 권리보호, 한국지엠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보장책 마련이라는 원칙과 함께 국책금융기관으로서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요 관점으로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고 했다.

산은은 “협상에 따라 지엠은 법인분리 관련 사업계획 등을 제출했고, 산은은 외부 전문용역기관에 타당성 검토를 의뢰했다. 지엠은 추가 자료를 제출하고, 성실히 법인분리 타당성 검토에 협조했다”고 부연했다.

산은은 법인분리뿐만 아니라 18년도 말 만료되는 CSA(비용분담협정) 계약의 개편도 포함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법인분리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우선 한국지엠과 신설 연구법인의 영업이익이 증가 되는 등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기업가치가 증가함은 물론 한국지엠의 부채비율이 개선돼 재무안정성이 강화되는 측면도 있었다”고 했다.

산은은 “이는 협상과정에서 산은이 주장한 CSA 개편조건이 반영된 영향”이라며 “아울러 CSA 개편 효과도 검토한 결과 현재의 계약구조를 유지하는 것과 비교해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검토됐다”고 부연했다.

산은은 법인분리 협상과 별개로 몇 가지 합의를 했다고 했다. 산은은 “첫째 신설법인을 준중형 SUV와 CUV의 중점 연구개발거점으로 지정했고, 둘째 향후 10년뿐 아니라 그 이상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에 합의했고, 셋째 추가 연구개발 확보를 위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할 것을 확약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합의를 토대로 다양한 산업,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산은은 “지엠 측의 요청으로 구체적 수치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부품 공급율 증가, 부품공급액 신규창출, 협력업체 신규 고용효과, 생산유발효과 등이 기대 된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이 같은 법인분리 타당성 검토 결과를 토대로 주총 때 법인분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26일 예정대로 잔여 출자분 4000억여 원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런 뒤 노조를 향해서는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 관점에서 슬기롭게 접근해 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