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당원 “한국당은 장물아비, 이학재는 먹튀”
시민단체, “적폐로 복귀한 정치인 2020총선서 심판하겠다”

이학재 국회의원.

이학재 한국당 복당 기자회견 아수라장

이학재(3선?인천서구갑) 국회의원이 18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국회에서 열린 그의 탈당 기자회견은 그를 비난하는 바른미래당 당원들의 반발로 난장판이 됐다. 바른미래당 당원들은 이 의원의 정보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학재 의원은 지난해 5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해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미래당(당시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을 적폐로 규정하고, 합리적인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그랬던 이학재 의원은 1년 6개월여 만에 도로 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좌초 이후 지난 2년여 동안 당을 떠나 무너진 보수를 되살리고자 했다”며 “그러나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보았듯이 국민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보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제 신념은 결코 변함이 없다”며 “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한국당 복당의 이유로 들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민생, 경제, 안보를 모두 어렵게 하고 있다”며 “보수 야권이 분열돼 이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다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듣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은 곧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바른미래당 당원이라고 밝힌 인사들이 기자회견장에 진입해 “아저씨, 정보위원장 자리 놓고 가세요” “양심이 있으면 놓고 가라” “한국당은 장물아비, 이학재는 먹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 의원을 맹비난했다.

이 의원이 공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추가 간담회를 진행하려 하자 이번에 바른미래당 당원들이 몸으로 달려들었다. 당황한 이 의원은 기자회견장 인근 방송사 출입기자실로 대피해야만 했다.

이학재 의원은 정보위원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 의원의 정보위원장 자리는 바른미래당 몫으로 배정된 것이라며, ‘이부자리’에 빗대 “가져가는 법은 없다”며 정보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대변인 또한 “껍데기(이학재)는 가되, 자기 것이 아닌 것은 놓고 가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최근 당적 변경과 관련한 여러 경우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당적 변경으로 인해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라든지 사퇴했다든지 했던 사례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미래당 내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의 추가 탈당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은 “대부분의 (바른미래당 보수 성향) 의원들이 보수 통합에 동의를 하고 있다. 나름대로, 개인별로 생각하는 시점이나 방법이 달랐던 것이다”고 말했다.

"스스로 국정농단 주역이자 적폐 정치인임을 자임"

이학재 국회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에 복당하자 인천평화복지연대와 서구평화복지연대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이 의원의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홍일표(자유한국당, 인천 미추홀갑) 국회의원과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인천시당을 창당했다.

홍 의원은 지난해 5월 바른정당 국회의원 12명과 함께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들어갔다. 올해 1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때도 한국당 복당을 놓고 고심했던 이학재 의원은 “아직은 포기할 수 없다. 바른미래당 출범에 힘을 보태겠다”며 바른미래당을 지켰다.

그러나 이 의원은 1년이 채 안 돼 한국당에 들어갔다. 이 의원의 복당으로 인천에선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합리적 보수 세력을 재건하겠다던 탈당파들의 시도는 한국당 복당으로 마무리됐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이 의원은 국정농단 주역인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만 네 번 역임했다. 이 의원은 친박 핵심으로 통했고, 2016년 최순실 특검법에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하면서 스스로 ‘탈박’ 행세를 했다”고 한 뒤 “이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으로는 국회의원 당선이 어렵다고 보고 다시 한국당으로 갈아탔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또, “이 의원은 국정농단 세력으로 단죄의 대상이었다가 바른미래당으로 옮겨 국민적 비난을 피했다”며 “이번엔 국회의원 배지를 위해 적폐 정당으로 복귀를 서슴지 않는 본색을 드러냈다. 스스로 국정농단 주역이며 적폐 정치인임을 자임했다”고 덧붙였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국회의원 배지를 위해서라면 정치적 둔갑을 수시로 하는 행태와 적폐 세력의 본질을 드러낸 이 의원을 용서할 수 없다”며 이학재 의원의 국회 정보위원장 사퇴와 더불어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이 의원은 자신이 갈아탄 동아줄이 썩은 동아줄임을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인천시민들은 이 의원의 천박한 정치 둔갑술에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뒤 “이 의원이 정계 은퇴를 하지 않을 경우 2020년 총선에서 낙천낙선 대상으로 삼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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