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간 장소는 비공개…산업은행 2시 브리핑 예고
노조, “정부ㆍ민주당ㆍ산은ㆍGM 짜고 치는 사기극"

한국지엠노조는 지난 21일 한국지엠 부평공장 내에서 법인분리 반대 집회를 진행한 후 부평역까지 행진해 민주노총 총파업 대회에 참가했다.

한국지엠 주주총회가 두 달 만에 다시 열린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법인 분리를 위한 기습적인 주주총회이자 정부와 민주당이 지엠과 짜고 치는 사기라며 파업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19일 카허 카젬 사장은 혼자 주총 개회와 의결을 마무리한 ‘셀프 주총’을 개최했다. 산업은행은 법인 분리가 자신들의 동의(17% 지분)가 있어야 하는 특별결의사항(85%이상 찬성))에 해당한다며 법원에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달 28일 서울고법은 산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서울고법이 법인 분리 중단 판결을 내린 지 20일 만에 다시 주주총회가 열리자 한국지엠 노조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산업은행과 지엠(GM) 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정부와 민주당의 묵인이나 방조가 있었기에 산은이 지엠과 밀실 협상을 진행하고, 다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법인분리를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는 대한민국이 주권국가임을 부정하는 행위이며 국정농단과 다름없는 행위”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한편, 지난 12월초 베리 앵글 지엠 총괄부사장이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했다. 앵글 부사장은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났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관계자들도 만났다.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두 차례 이상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단 한 차례도 만난 적이 없다. 노조는 한국지엠 경영부실에 대한 실태조사와 정상화 합의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지엠으로부터 철저하게 배제되고 있다. 그사이 지엠은 정부와 민주당 산은과 비공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어제 17일 오후에는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기재부 차관, 산업부 차관 그리고 금융위 부위원장,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회동하는 당정간담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회의는 한국지엠 법인분리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한국지엠 노조도 참여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대책회의는 일방적으로 연기됐고, 18일 주주총회가 열리는 것이다.

노조는 “주주총회는 사전에 공표하는 게 상식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날짜도, 시간도, 장소도 모두 비공개로 진행하는 주주총회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오늘(18일) 오후 2시에는 산업은행이 브리핑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처럼 모든 것을 사전에 철저하게 짜놓고 전광석화처럼 개최하는 기습주주총회는 대국민 사기극이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우리는 30만 노동자의 고용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한국지엠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사협약체결’을 제안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 지엠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기습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정부와 지엠, 이를 방조한 민주당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문재인 정부가 주창하던 ‘노동 존중’은 오간 데 없이 노동조합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주주총회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노조는 노조를 배제하고 법인분리를 결의할 경우 노동조합은 즉각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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