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새얼 가곡과 아리아의 밤’ 출연진 모두 인천 사람

인천문화예술회관 앞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

제35회 ‘새얼 가곡과 아리아의 밤’이 20일 오후 7시 30분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인천의 노래, 황해의 소리’를 주제로 한 이번 공연의 특징은 출연진이 모두 인천 사람이라는 것이고, 백미는 가곡 ‘그리운 금강산’이다.

공연은 피아니스트 안봉수와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2번 C단조 Op.18 제1악장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77 제1악장을 연주하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이어서 성악가 베이스 이연성이 드라마 ‘모래시계’의 OST로 유명한 ‘백학’과 ‘먼 길을 따라서’를 부르고, 테너 나승서가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과 김동진 곡, 이은상 시의 ‘가고파’를 부른다.

소프라노 오미선은 ‘아리 아리랑’과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중 ‘인형의 노래’를 부르고, 뒤이어 오미선, 나승서, 이연성이 3중창으로 한태수 곡, 채정은 시 ‘아름다운 나라’를 노래한다.

대미는 인천시립합창단과 인천연합합창단이 장식한다. 시립합창단은 ‘크리스마스 페스티벌’과 최영섭 곡, 한상억 시 ‘그리운 금강산’과 안병원 곡, 안석주 시 ‘우리의 소원’을 잇달아 들려준다.

눈길을 끄는 무대는 ‘그리운 금강산’이다. 최영섭(90) 선생이 1961년에 작곡한 이 노래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 가곡으로 분단 이후 금강산에 가볼 수 없는 심경을 표현했다.

작곡 당시 해외 동포들에게 감동을 주려고 만들었는데 1985년 이산가족 고향 방문과 남북 예술단 교환공연으로 알려지면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상징하는 대표적 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최영섭(90) 작곡가

이 곡이 더욱 주목 받는 이유는 인천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최영섭 선생은 일제강점기인 1929년 11월 강화군 사기리에서 태어났다. 창영초등학교 졸업 후 인천중 3학년 재학 중 서울 경복중학교로 편입해 임동혁 선생 문하에서 음악을 배웠다.

경복중 6학년 때 작곡가로 데뷔했다. 한국전쟁 이후 인천여중과 인천여고 등에서 음악교사로 일했고, 인천여상과 남인천여중을 거쳐 인하대(당시 인하공대)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최영섭 선생은 평생에 걸쳐 400여 곡을 작곡했는데, 그중 85%가량을 인천에서 작곡했다. 작품의 75%는 인천의 바다를 배경으로 했다.

대표작 ‘그리운 금강산’은 1961년 8월 미추홀구 숭의동에 머물 때 작곡했다. 이 곡은 1961년 9월 7일 KBS교향악단의 연주로 녹음돼 라디오를 통해 전국으로 전파됐다.

1972년 남북 적십자회담을 계기로 원곡 작사자인 한상억 선생은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원래 가사의 일부를 수정했다. ‘더럽힌 지 몇 해’를 ‘못가본 지 몇 해’로, ‘우리 다 맺힌 원한’을 ‘우리 다 맺힌 슬픔’으로, ‘더럽힌 자리’를 ‘예대로인가’로 바꿨다.

이후 남북 화해 분위기와 이산가족 상봉, 남북예술단 교환공연 등에 자주 등장하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가곡이 됐다. 새얼문화재단은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2000년에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를 건립했다.

인천에서 만들어진 곡이 오는 20일, 다시 한 번 인천에서 울려 퍼진다. 작곡자 최영섭 선생 또한 고향 인천을 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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