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인천터미널점에 인천 업체 3개 입주”
인천시, “지역 업체와 상생 미흡 꼼꼼히 살피겠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롯데백화점 전경.

내년 1월 개장하는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의 지역 업체 배려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천시는 롯데의 입점 과정을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이 인천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함에 따라 신세계백화점이 내년 1월 롯데백화점으로 바뀐다. 롯데는 신세계와 계약한 입주 업체를 그대로 승계하기로 했다.

단, 지하 1층 F&B(음식ㆍ음료 판매) 코너는 입주 업체를 전면 교체하고 내년 1~4월에 리모델링한 뒤 개장할 계획이다. 롯데가 목표하는 그랜드 오픈 시점은 내년 5월이다.

롯데는 이 같은 구상 아래 지난 11월 엠디(MD, merchandising: 시장조사로 수요에 적합한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적정한 시기와 장소에 공급하는 상품화 계획)를 마치고 F&B 코너 입주 업체 선정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인천 업체는 얼마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인천 무시론’과 더불어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지역 업체를 배려하지 않은 게 대규모 점포 개설 시 지역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유통법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롯데는 인천터미널점 개장은 유통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대규모 점포를 개설하려면 상권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지역협력 계획서를 제출해야한다. 하지만 인천터미널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결합 심사 때 영업 양도로 해석해, 상권 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미추홀구도 등록 개설을 승인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의 인천 업체 홀대는 신세계와 비교하면 더욱 아쉽다. 현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경우, 매장 40여개 중에서 비록 소규모 형태이긴 하지만 챕터원과 인천제과협동조합을 포함해 인천 업체 12개를 입주시켰다.

또, 다른 지역 브랜드 중에선 고래사어묵(부산), 웰빙부산어묵(부산), 앙카라바바케밥(부산), 루시카토(경기 파주) 등이 입점했다.

신세계는 부산이나 대구에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한 지역 F&B업체의 입주를 유도하고 좋은 자리를 배려함으로써, 협력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상생을 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현 구월동 롯데백화점에서는 인천 브랜드를 찾아보기 어렵다. F&B 코너에 매장이 약 20개 있는데 대부분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다. 지역 업체는 우미가(경기 포천), 이찌방(경기 안양), 옵스베이커리(부산) 등이 전부다.

롯데는 인천점을 운영하면서 인천 업체를 배려하지 않았고, 부산 업체에 백화점 1층 출입구 가장 좋은 자리를 줬다. 롯데가 인천을 어떻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인천터미널점에 인천 업체인 공화춘(중식), 일피노(일식), 박찬희 화과자 등 업체 3개가 입점했다”며 “개장을 준비 중인 만큼 차츰차츰 준비해가면서 인천 업체를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롯데의 인천터미널 입점 과정을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상생이 이 시대의 화두이고, ISO26000은 사회공헌을 규정하고 있다. 롯데의 상생은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인천의 대형 쇼핑몰은 인천의 법인을 설립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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