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말썽나 연수비 반납하고 또 같은 장소 추진
계양평화복지연대 “견학 장소 중복 다수, 취소해야”

3년 전 호주로 해외연수(공무국외여행)를 다녀온 후 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을 당한 계양구의회가 다시 같은 장소로 해외연수를 추진하고 있어 시민단체로부터 취소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계양구의회에 따르면 구의회 자치도시위원회(위원장 조성환) 소속 의원 5명과 윤환 구의회 의장 등 6명은 내년 1월 10일부터 8박 9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의원 1인 당 300만원 정도의 여비가 지원되며, 의원을 보좌할 수행 공무원 3명을 제외하고 총 1800만원의 예산이 쓰일 예정이다. 연수 목적은 호주와 뉴질랜드의 도시개발지역을 방문해 ▲친환경 도시 정책 우수 사례를 견학 ▲계양구 도시재생사업 의견 반영 ▲주요 관광자원 견학을 통해 계양산, 경인아라뱃길 등의 활용가치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연수 일정을 보면 구의회가 지난 2015년 1월 19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연수를 다녀왔던 호주 시드니를 다시 방문한다. 초선 의원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 3명은 모두 2015년 호주 시드니를 다녀오기도 했다.

또한, 연수 일정을 보면 시드니 블랙타운시티 의회와 뉴질랜드의 로토루아 의회 방문을 포함한 4곳의 공식 방문지를 제외하고는 8박 9일 일정이 블루마운틴, 오페라하우스, 미션베이 해안공원 등 대부분 유명 관광지 견학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계양평화복지연대는 구의회가 3년 전 호주 해외연수를 다녀온 후 작성한 결과보고서가 허위로 작성된 의혹을 발견하고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후 당시 구의회 자치도시위원장과 기획주민복지위원장은 자신들의 여행 경비를 전액 반납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계양평화복지연대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무국외여행의 취지에 맞는 해외연수를 진행하라고 수년 전부터 구의회에 요구해왔다”며 “그러나 이번에 제출된 계획을 보면 경비는 증액한 반면, 과거에 보였던 관행을 답습한 것도 모자라 퇴보까지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3년 전 처럼 관광지 견학으로 채워진 해외 연수는 당연히 취소해야 한다”며 “공무국외여행 지원 조례 개정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먼저 한 후에 해외 연수를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성환 위원장은 “올해 공무국외여행 예산을 모두 반납했고, 먼저 갔다 온 선배 의원들의 추천으로 다시 호주를 방문하는 것”이라며 “관광이 목적이었다면 갔던 곳을 또 가겠는가? 현재 취소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의원들과 논의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계양평화복지연대가 10일 공개한 계양구의회의 호주와 뉴질랜드 공무국외여행 일정표.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