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중국 연변대, 고려역사 남·북·해외 공동연구 공감

지난달 28일 중국 연변대에서 열린 임진·예성포럼.

고려역사를 매개로 인천-개성 학술교류 마중물인 제1회임진·예성포럼이 지난달 28일 중국 연변대학교 과학기술청사 제 3회의실에서 열렸다. 주제는 '고려의 대외교류와 세계유산 개성역사지구 유적 비교'로 정했다.

임진·예성포럼은 남북화해시대를 맞아 인천문화재단 인천역사문화센터,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 연변대학교 조선반도연구원이 협력해 시행한 학술교류 사업으로 향후 남북 교류를 준비하기 위한 포럼이다.

이번 포럼은 ▲이희인 인천시립박물관 학예연구관의 ‘개성 성곽과 강화 성곽 비교’ ▲이매화 연변대 교수의 ‘고려와 원나라의 인적교류 및 문화교류’ ▲이승연 경기문화재연구원 선임연구원의 ‘고려와 조선의 성균관 비교’ 순으로 발제가 이어졌다.

발제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이희인 연구관> 오늘날 강화읍 일대를 고려 임시수도로 선정한 이유 중 하나가 개성 지형과 유사성을 들고 있을 만큼 강화 도읍의 건설과정에 개성의 사례가 많이 적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강화 성곽은 개성 성곽을 모방해 건설된 것으로 봤다. 그러나 개성 성곽은 유적을 직접 접할 수 없어 비교에 한계가 있다. 개성 성곽 연구는 1980년 북한 학자 전룡철의 조사 자료에 기초하고 있지만 성벽의 구조조차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강화 성곽은 발굴을 통해 구조는 확인 됐지만 외성과 중성의 위치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고려시대 두 도읍의 성곽에 대한 보다 진전된 이해를 위해서는 남·북·해외 학자들이 학술교류가 필요하다.

<이매화 교수> 고려 유학생과 문인, 공녀, 승려의 원나라 생활과 그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인으로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안향과 이제현, 유학생으로 이색을 거론했는데, 공통적으로 고려 후기 성리학의 수용과 확산에는 이들이 원나라에 머물며 교류한 영향이 크다. 1274년에 시작된 ‘공녀제도’는 60~70차례에 걸쳐 총 1500여명에 달했다. 이후 갈수록 고려 지배층의 공녀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고위 신분의 공녀가 늘어갔다. 또 1984년 베이징 지화사(智化寺)에서 고려국왕의 옥새가 찍힌 불경이 발견된 사례와 고려 후기를 대표하는 승려인 나옹선사(懶翁禪師)가 1348년부터 1358년까지 10년간 원나라 각지 사찰을 방문했던 사실이 있다. 이런 사례로 볼때 불교에서도 원과 고려의 교류가 밀접했음을 알수 있다. 이런 인적 왕래를 통해 두나라간 문화적 전파가 이루어져 고려에 몽골의 음식과 의복, 종교 등이 영향력을 갖게됐다. 또 흰색 숭배와 숫자 9 중시풍습 역시 몽골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이승연 연구원> 현재 개성에 남아 있는 고려성균관은 개성고려역사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려시대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지고, 지금 건물은 1602년(선조35) ~ 1610년(광해군2) 사이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개성 고려성균관은 앞이 강학공간으로 뒤를 제향공간인 ‘전학후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서울 성균관대 내에 있는 조선 성균관은 반대로 ‘전묘후학’ 형식을 취하고 있어 연구가 필요하다. 개성의 고려 성균관 배치가 본래 모습이었는지, 조선 성균관으로 계승여부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향후 개성 성균관 위치에 대한 실증적 조사와 조선 성균관과 비교를 통해 우리 문묘건축의 기원과 전개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종합토론에서는 남과 북, 연변대학을 중심으로 해외 학자들이 학술교류를 통해 고려역사에 대한 실체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이매화 교수의 발표 내용을 두고 흰색 숭배 등 고려 후기의 여러 풍습들을 모두 몽골의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인천역사문화센터 관계자는 “남의 인천·경기와 북의 개성을 포함한 황해도 권역의 역사, 고고, 민속 등에 대한 상호 연관성을 탐구하는 주제로 매년 포럼을 열어 박남춘 인천시장 공약인 ‘인천-개성 간 고려역사문화복원 추진 및 교류 정례화’ 기반자료로 활용 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향후 임진·예성포럼의 정례 개최 및 북한 연구자와 기관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학술회의, 학술공동조사 등 남북학술문화교류 기반 구축에 기여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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