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개 건물 사실상 방치···관계자들도 내용 잘 몰라
내년 인천시-인천대 재산협정 이후 활용방안 논의 예정

인천대학교 제물포캠퍼스 건물···흉물

인천시가 지난 3일부터 운영중인 시민청원 서비스 ‘인천은소통e가득’ 홈페이지에 ‘인천대학교 건물이 흉물스럽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내용은 “인천대학교 이전하고 있는 건물(제물포 캠퍼스)이 밤에 보면 엄청 을씨년스럽기도 하고, 그 큰 건물이 관리도 되지 않아 흉물스럽습니다. 밤에는 귀신 나올 것 같은 무서운 분위기도 연출하는데, 관리를 해서 다른 방법으로 사용하던지, 철거했으면 좋겠습니다” 였다.

외벽 페인트는 벗겨지고, 계단과 도로는 깨지고

5일 오후 5시 인천대 제물포 캠퍼스를 찾아갔다. 입구에 도착하자 깔끔한 청운대학교 건물과 낡은 인천대가 쓰다 방치한 여러 건물들이 대비된다. 청운대와 인천대 평생교육원 건물을 제외한 다른 건물들은 대부분 내부 전등이 꺼져 있어 을씨년스럽다.

입구를 지나 캠퍼스 안으로 조금 들어가니 ‘관계자 외 출입을 금합니다’라는 문구가 적인 현수막과 이정표, 깨진 도로·계단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이정표에 건물들 위치와 명칭이 명확히 적혀있지 않아 건물들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몇 개의 건물이 캠퍼스 내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인천대학교 제물포 캠퍼스의 파손이 심하다. 바닥과 도로, 계단은 깨져있고 예체능관 2층 천장에는 구멍이 뚫려있다.

본관 건물 곳곳을 돌아다니며 상태를 체크했다. 1층에는 식당이, 2층에는 체육관과 사무실처럼 보이는 빈 방들이 방치돼 있었다. 3층과 4층에는 불이 꺼져있고, 방들도 굳게 잠겨 있었다. 특히 2층 입구에는 용도를 모를 물건들이 쌓여 있고, 쓰레기들도 나뒹굴고 있다.

이 건물 맞은편에는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건물 두 채가 있고, 반대편에는 언덕과 그 위에 지어진 건물 두 채가 서 있었다. 언덕을 올라가 처음 마주하는 건물역시 외벽이 변색되고 금이 가 있었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 건물을 지나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건물은 외벽 페인트가 군데군데 벗겨지고 주변 계단이 깨져있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다. 1층 로비에는 전등이 켜져 있었으나, 유리로 된 문 뒤쪽에 철창이 내려와 잠겨있었다.

옛 인천전문대 건물 외벽. 페인트칠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다.

이렇게 방치된 건물이 캠퍼스내에 총 6개다. 하지만 어떤 건물이 사용되고 있는지, 빈 건물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

처음 둘러봤던 식당으로 다시 들어갔다. 식당 아주머니에게 건물 관리 상황을 물어봤다. 바로 앞 건물은 예체능 계열 학생들이 수업을 듣던 예체능관,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건물은 옛 인천전문대란다. 인근 컨테이너 박스 건물은 실습실로 사용되는 건물이고, 한 다른 하나는 창업보육센터다. 캠퍼스 관리가 되고 있는지 묻자 “잘 모른다”고 했다.

식당 건물 2층에서 우연히 만난 인천대 체육학과 학생 A씨는 “2층은 현재 체육학과에서 쓰고 있다. 다른 건물이 사용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라며 “(캠퍼스 곳곳에) 계단이나 도로가 부서져 있어 보기 안 좋다. 보수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운대학교 내 매점에서 만난 청운대 학생 B씨는 “인천대(제물포 캠퍼스)에 가로등이 많이 없다. 해가 지고 혼자 걸어갈 때 많이 무섭다”고 말했다.

인천대 제물포 캠퍼스 총괄 담당자 없어

인천대의 제물포캠퍼스 관리현황은 한심스럽다. 대학 시설과는 아예 내용을 잘 모르고, 인천대 평생교육원에 물으니 직원은 “제물포 캠퍼스는 지금 동문회장 사무실, 체육관, 식당, 창업교육기관 등의 용도로 5동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인천대 건물이 모두 몇 동인지 모르고 있다.

대학 시설과 직원은 “제물포 캠퍼스를 총괄하는 담당자가 따로 없다. 분야별로 담당자가 따로 있어 각자 파악해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경담당자는 “현재 최소 관리인원이 제물포 캠퍼스에 상주하고 있다. 소방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관리를 하고 있다”라며 “무인경비 시스템을 사용해서 출입통제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제물포캠퍼스가 총 몇 동인지는 모른단다.

건축담당자는 “내년에 인천시와 재산협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제물포 캠퍼스) 건물을 활용하는 게 애매하다. 부지를 시에 반납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논의된 활용계획은 없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건축담당자도 제물포 캠퍼스가 몇 동인지는 모르고 있다.

이게 국립 인천대가 관리하고 있는 제물포캠퍼스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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