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대로 확인 안하고 학교 입장만 싣고 답변” … 교육감 면담 요구

성폭력과 명예훼손 피해 의혹으로 자살한 학생의 부모가 제기한 민원과 관련, 인천시교육청의 무성의한 답변에 분통만 터트리고 있다. 결국 부모는 교육감 면담을 요구한 상황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미추홀구의 한 중학교를 다니다 성폭력과 명예훼손 피해 의혹으로 지난 7월 19일 자신의 방에서 투신한 A(15)양의 부모는 이달 13일 시교육청에 민원서류를 제출했다.

‘학교 폭력을 신고했음에도 학교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대책위)를 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민원은 담당인 남부교육지원청으로 이첩돼 조사를 진행했고 23일 부모에게 답변이 됐다. 문제는 학교의 일방적인 보고만을 바탕으로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남부교육지원청의 답변을 보면 성폭력 사안으로 신고가 됐음에도 자체적으로 학교폭력전담기구 협의를 열어 ‘자체 종결’ 처리한 사실이 적혀있다.

교육부의 ‘2018 학교폭력 사안 처리 가이드북’엔 성폭력 신고의 경우 반드시 대책위를 개최해야한다는 조항이 있음에도 학교가 이를 무시하고 종결 처리한 것이다.

또한, 학부모나 학생의 대책위 개최 요구가 있으면 반드시 대책위를 개최해야한다는 답변도 있다. 답변만을 봐도 학교가 가이드북을 무시하고 부모의 대책위 개최 요구를 무시했음이 확인됐다.

그런데 남부교육지원청은 이렇게 학교가 절차대로 처리되지 않은 부분이 확인됐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학교의 입장만이 담긴 답변을 했다.

A양의 부모는 <인천투데이>과의 전화통화에서 “민원을 제기한 사람한테 학교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도 제대로 안 하고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답변 했다”며 “학교폭력전담기구에서 협의 결과 경찰조사 후 열겠다는 내용을 학교에서 들어본 적이 없고, 학부모가 원하면 반드시 열어야된다는 설명도 없다. 학교나 교육청의 무성의한 태도에 정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부모가 원치 않는다고 해서 대책위를 열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성폭력 사안은 신고해야하고 대책위를 열어야하는 것이 맞지만, 사항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민원 담당자가 부모와 전화통화를 했던 것으로 안다”며 “학교가 곧 이 사안과 관련한 대책위를 열기로 한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A양 부모는 학교와 교육청을 믿을 수 없다며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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