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신고했는데, 대책위 열지 않는다”

경찰이 자살한 중학생의 성폭력ㆍ명예훼손 피해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자살한 학생의 부모가 인천시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다. ‘학교폭력을 신고했음에도 학교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대책위)를 열지 않는다’는 이유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미추홀구의 한 중학교를 다니다 지난 7월 19일 자신의 방에서 투신한 A(15)양의 부모가 지난 13일 시교육청에 민원서류를 제출했다.

그 내용을 보면, 부모는 A양이 자살한 지 며칠이 지나 같은 학교를 다니는 B군의 성폭력ㆍ 명예훼손 의혹이 있다며 관련 증거를 담임교사에게 전달하고 대책위 개최를 요구했다. 그 이후 학교폭력으로 신고 됐다는 답을 받았으나, 대책위는 15일 현재까지 열리지 않았다.

다만, A양이 같은 학교 다른 친구들로부터 집단따돌림을 당했다는 걸 추가로 인지한 부모가 이를 지난 9월 27일 학교에 신고한 것과 관련한 대책위는 지난 12일 열렸다.

A양 부모는 “학교폭력을 신고했고 신고 됐다는 답변도 받았는데 학교는 경찰 조사 결과를 보고 대책위를 열겠다는 말 뿐이었다”라며 “경찰 조사와 별개로 대책위는 열 수 있는 것 아닌가. 학교가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의 ‘2018년 학교폭력 사안 처리 가이드북’엔 성폭력 사안은 수사기관에 신고 뿐 아니라 반드시 대책위를 개최해야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또한 학교폭력예방법 13조에는 피해학생이나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는 위원장이 대책위 회의를 소집해야한다는 조항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장은 “9월에 신청한 집단따돌림 관련 대책위는 열었는데 아직 그 결과를 통보받지는 못했다”며 “7월에 성폭력ㆍ명예훼손 의혹으로 대책위를 요구했다는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한다. 경찰 수사도 어떻게 진행 중인지 학교에선 모르고 있다”고 했다.

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시교육청에서 민원 내용을 전달받아 현재 학교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라며 “조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것을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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