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만든 사람들 1

박소희·인천어린이도서관협의회장  


 

연·재·순·서

1. 연재를 시작하며
2. 금산 기적의도서관 개관 준비를 시작하며
3. 기적을 만든 사람들1
4. 기적을 만든 사람들2
5. 기적의도서관이 우리에게 남긴 것

도서관 운영의 꽃, 자원활동가

어린이도서관은 말 그대로 ‘어린이’들이 ‘책을 읽는’ 공간이다. 어린이도서관에 조금이라도 관계를 가지려면 ‘어린이에 대한 이해’가 우선 선행돼야 한다. 어린이만의 전용도서관에서 어린이는 그 공간의 주인이며, 따라서 어린이를 위한 마음이 모든 것의 기본이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돕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바로 자원활동가들이다.
기적의도서관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략 관장과 사서, 행정을 돕는 공무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4∼8인이 근무한다.
기적의도서관의 하루 이용자가 200∼500여명 이상이고 주말에는 가족까지 포함해 600∼2,000명이 열람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는 실정에서 현재 기적의도서관 실무자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들을 돕는 자원봉사자의 역할은 기적의도서관 운영의 꽃이라 할 만하다.
이를 반영하듯 자원활동가들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다양한 활동을 하는지가 각 지역 기적의도서관의 활성화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금산에서 기적의도서관을 개관하는 과정에서 역시 자원활동가를 모으고 교육하는 일에 한 달 이상을 소요했다. 그만큼 자원활동가는 도서관 운영에 있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은인 같은 두 사람

금산에 두 번째 간 날 나는 은인 같은 두 사람을 만났다. 이월미와 강영미.
금산 기적의도서관 개관을 한달 앞두고 금산 사람들에게서 과연 한 달밖에 남지 않은 기간에 과연 도서관이 개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의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
우선은 금산 주민들이 도서관 개관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필요했다. 도서관 건립추진위에서는 기적의도서관 홍보물을 만들어 지역의 학교와 행사가 있는 곳마다 찾아 다니며 홍보 활동을 했고 한 축으로 자원활동가를 모집했다.
어린이집 원장선생님들을 만나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모집하고 자원활동가 교육 일정을 잡았다. 자원활동가 교육이 있기로 한 바로 전 날까지 신청서를 접수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제천 기적의도서관 관장님과 사서선생님과 자원활동가 대표를 모시고 진행하기로 했는데 걱정이었다. 어찌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이월미씨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자기 아파트의 엄마들, 학교에서 만났던 자모들, 예전에 함께 동화읽는어른모임을 했던 엄마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다 하여 기적의도서관의 취지를 설명하고 자원활동으로 이끌어냈다. 덕분에 20여명이 첫 날 자원활동가 교육을 훌륭히 마칠 수 있었고 그들의 입소문으로 하루가 지나면서 50여명의 자원활동가를 모집하여 2차 어린이책에 대한 이해 3차 순천 허순영 관장님을 모시고 기적의도서관의 운영프로그램을 배우는 교육을 훌륭히 마칠 수 있었다.
이월미씨는 금산의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끊임없이 만들었다. 한 사람이 보인 헌신에 가까운 노력으로 금산 기적의도서관은 기적을 만들어갔다.
강영미씨는 제주도 사람이다. 설문대 어린이도서관에서 3년의 실무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세 아이의 엄마다. 금산 기적의도서관 건립 준비 시기는 강영미씨가 남편 직장을 따라 제주에서 금산 가까이에 있는 무주에 터를 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을 때였다. 가까이 기적의도서관이 생긴다는 기쁨 하나로 세 아이를 차에 태워 금산까지 매일 30분을 차로 달려왔다.
그는 좋은 프로그램을 제안할 때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귀재였다. 개관준비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그가 내놓는 아이디어는 하나 같이 훌륭했다.
‘자연’을 테마로 한 기적의도서관이라는 취지에 맞게 어린이책 목록을 만들고 독서노트를 만들고 나비엽서를 만들고…. 개관 뒤 도서관에 올 어린이들과 함께 할 얘기를 나누며 우리는 늘 신이 났다.
그가 작은 도서관 실무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요긴하게 진가를 발휘하던지, 그가 이 시기 내 곁에 있어 준 것이 정말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적의 중심엔 사람이 있다

나는 이 두 사람을 만나며 모든 일의 가장 중심에 사람이 있음을 다시금 실감했다. 그 두 사람과 함께 자원활동가 50여명은 진정 금산 기적의도서관의 기적을 만든 주역이다.
오늘도 금산 기적의도서관에서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을 그들의 얼굴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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