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인천지부, ‘학생 독립운동 기념일’ 맞춰 학생설문조사 결과 공개

아침 등교시간 두발이나 복장 단속 없이 교사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등교하는 인천의 한 고등학교 학생의 모습.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지역 일반고등학교 32곳이 여전히 아침마다 학생들의 두발과 복장을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지부장 이강훈)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11월 3일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일반고교 학생들의 생활규정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2개 고교가 교문에서 아침마다 교복과 두발을 단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지난 10월 22일부터 일주일간 일반고교 80개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 응답한 고교 39곳 중 32곳(80%)에서 교복ㆍ두발 단속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복 착용과 관련해 춘추복 기간을 둬 요즘처럼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코트나 점퍼를 걸치지 못하게 하는 학교가 14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여학생에게 블라우스 안에 흰옷만을 입게 강제하는 생활규정을 유지하는 등, 남동구 6개교, 미추홀구 2개교, 부평구 1개교, 서구 2개교, 계양구 1개교, 연수구 3개교에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생활규정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조사한 결과는 부끄럽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다”며 “4차 산업혁명과 창의융합 인재를 길러내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한편에선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이자, 반인권적인 두발ㆍ복장 단속을 아침마다 하는 것이 현재 인천 교육의 모습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학생들이 두발과 복장 규제 완화를 외치는 것은 무분별한 자유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라고 어른들에게 요구하는 것이다”라며 “시교육청은 지난 광장토론회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이에 관한 요구가 많았던 만큼 반인권적 교복ㆍ두발 규정을 전면 수정하고 없애는 데 노력해야한다”고 했다.

시교육청은 이청연 전 교육감 시절인 2015년 9월부터 9시 등교와 두발 규제 완화, 상벌점제 폐지 등을 추진했다. 또한 인권 침해적 소지가 있는 학생생활규정을 학교에서 스스로 개정하게끔 권고했다. 9시 등교는 어느 정도 정착됐지만, 두발 규제 완화와 학생생활규정 개정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지난달 초 열린 인천교육 광장토론회에서도 학생들은 복장 단속과 두발 규제를 없애달라는 목소리를 냇다. 도성훈 교육감은 학교인권조례 제정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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