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민주화운동사, 이제 교육이 문제다
[시론] 민주화운동사, 이제 교육이 문제다
  • 인천투데이
  • 승인 2018.10.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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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인천민속학회 이사
김현석 인천민속학회 이사
김현석 인천민속학회 이사

인천시의회가 인천 5.3민주항쟁을 인천시 민주화운동 기념 조례에 명시하는 개정안을 지난 19일 가결했다. 본회의까지 무난히 거치면, 1960년 4.19혁명, 1986년 인천5.3민주항쟁, 1987년 6.10항쟁이 지역 민주화운동사의 대표적 사건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된다. 민주화운동기념센터의 유효기간을 규정한 부칙도 삭제돼, 민주화운동사의 안정적인 정리 작업도 가능하게 됐다.

지속적인 데이터 수집과 정리는 역사 연구의 기초다. 해석과 평가는 그 다음 문제다. 민주화운동기념센터가 단절 없이 작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것은, 인천 민주화운동사가 이제 인천지역사의 한 분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 위에 올라섰다는 것이다. 향후 인천민주화운동기념관 건립까지 기대해 볼만하다.

인천 5.3민주항쟁은 6.10항쟁의 전사(前史)로 주목받는 사건이다.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차원에서 민주항쟁의 한 갈래로 인정받고 있다.
역사적 평가는 여전히 논쟁 중이지만, 5.18민주화운동 이후 쌓여온 대중들의 분노가 인천시민회관 앞 광장에서 폭발하며 소멸해 가던 민주적 가치를 지키려했다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조례에 명시한다는 것은 공공적 차원에서 사건을 기념해간다는 의미인데, 기념한다는 것은 민주적 가치를 후대에 계승한다는 것이고, 계승을 위한 가장 합리적 방법은 교육만한 것이 없다. 이 때문에 민주화운동사는 교육과 접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급하다. 그런 점에서 인천 교육계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시책 중 하나가 민주시민 교육과 지역사 교육 활성화다.

궁극적으로는 해당 교과목을 독립적으로 개설하는 데에 목표를 둬야겠지만, 그에 앞서 교육철학을 확립하고 그에 맞는 교육 내용을 마련해가는 것이 우선이다. 민주시민 교육은 참여와 토론을 기본 전제로 둔다. 그러한 과정에서 민주시민으로 성장해 가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민주시민은 자신을 정치, 사회의 주체로 인식하는 시민이다. 스스로 사회의 주인임을 의식하기 때문에 합의를 통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결실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한다. 시행착오도 겪을 것이다. 따라서 민주시민 교육을 위한 여러 정책적 실험들이 장기적으로 실천돼야한다. 급할 필요는 없다. 교육철학을 다듬는 것이 백년대계의 출발이다.

지역사 교육은 더 긴 준비기간을 요한다. 역사 연구와 역사 교육은 연계돼있지만 분명히 다른 분야다. 훌륭한 연구자가 훌륭한 교육자인 것은 아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좀 심하게 말한다면, 최고 교육기관인 대학에서도 연구 성과는 많으나 교육자로서 자질이 부족한 교수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지역사 연구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와있다. 하지만, 지역사를 교육할 수 있는 교육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도 깊이 있게 논의돼야한다.

인천 5.3민주항쟁이 공공 기념의 대상으로 인정받았다는 건, 현대사를 바라보는 역사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앞으로도 외면 받았던 사건들을 발굴해 새로운 가치를 후대에 전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이다. 계승 방법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

※이 글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