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2대 리스비로 1억원 가량 지출했다 적발 등 심각
대부분 회수 조치에 담당자 경고나 처분 정도로 마무리

인천지역 대부분의 사립유치원에서도 각종 비위행위가 저질러 진 것으로 드러났다.

박용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구을)이 최근 전국의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해 파문이 이는 가운데, 인천지역에도 110개의 사립 유치원이 공개된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이 공개한 내용을 보면 인천지역에서 2016~2018년 3년 간 인천시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 등의 감사에서 적발된 사립유치원 수는 전체 252개 중 110개에 달한다.

이중 일부 유치원은 기타 계약업무 처리 부적정이나 수익자 부담경비 사용내역 공개 소홀 등 감사에서 1건 정도의 지적만 받은 정도였으나, 지출업무 부적정, 예산 목적 외 사용, 시설 무단 용도 변경 등 최대 7건까지 여러건의 비위행위가 적발된 유치원도 상당수였다.

서구의 청라새싹유치원은 2014년 3월~2016년 2월까지 인가받지 않은 설립자 배우자 소유의 토지에 체험학습장을 설치하는 데 공사비 2억 3880만원 집행하고, 유치원 업무와 무관하고 설립자 명의로 된 외제차 2대의 리스비 총9759만 3386원을 지출했다가 적발됐다.

또한, 이 유치원은 업무추진비 집행대상이 아닌 자나 교직원 팔순 축의금, 개인의료비 명목으로 514만원을 부당하게 지급하고, 유치원 업무와 무관한 해외 플라워쇼 참관 명목으로 사무직원에게 275만원을 부당 지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2016년 11월 교육청 감사에 비치해야할 회계 장부 사전 준비하지 않고 지연 제출해, 연장 감사를 실시하게 하는 등 감사 업무의 지장을 초래한 점도 적발됐다.

서구의 사랑샘유치원은 2014년과 2015년 클래식 프로그램과 공연 연주회비 명목으로 550만원을 지출하면서 폐업한 업체에게 허위 세금계산서를 받고, 2014년 3월부터 22회에 걸쳐 사업자 등록이 되지 않은 업체에 행정 사무 대행 수수료 명목으로 2200만원을 지급하다 적발됐다.

경찰 수사로 기소 유예 처분을 받고 특정감사를 통해 비위 사실이 드러난 유치원들도 있었다.

미추홀구의 소라유치원은 2012년 10월 교재를 납품받은 것처럼 대금 결제 후 1336만 5000원을 차명계좌로 돌려받고, 2015~2016년에는 교재 대금을 부풀려 3회에 걸쳐 915만원을 현금으로 돌려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부평구의 청원유치원은 2012~2016년 버스대절 경비를 과다계상해 대금 지급 후 차액 889만 3000원을 현금으로 돌려받다 적발됐다.

사립유치원은 운영비 상당수를 시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원생 1인당 기본 유아교육비로 월 22만원을 지원받고 있으며, 방과후까지 하면 원생 1인당 월 7만원이 추가된다. 여기에 교사들에게 개별적으로 지급되는 보조금도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을 부풀리고 현금으로 돌려받는 행위는 사실 상 공금횡령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하지만 감사 결과 자료를 보면, 적발된 유치원들이 대부분 부당하게 지출된 예산을 회수하거나 담당자에게 경고나 주의 처분을 받는 정도로만 끝나는 것으로 적혀있다. 또한 시·도교육청이 부당 행위가 적발된 유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던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이 공개해야 함에도 하지 않아 학부모들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공개하게 됐다”며 추가 공개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기준에 맞는 수위의 처분을 해왔고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는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실명이 아닌 비실명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해왔다”며 “국회의원의 실명 공개 후 교육부와 함께 실명 공개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유치원 명단이 공개되자, 청와대 국민천원 게시판에는 ‘비리 유치원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등 관련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처분 결과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시·도교육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반해 사립유치원연합회는 일부 유치원의 문제가 확대 해석되고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아래는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감사에서 적발된 인천지역 사립유치원 명단과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PDF 파일이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