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부평 삼산동 특고압 반대에 연대
“거짓에 속지 말고 함께 힘 모아 후손들을 위해 싸우자”

4일 열린 부평 삼산동 특고압선 문제 해결을 위한 촛불집회에 함께한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한옥순(71), 구미형(69), 정임출(78), 김춘화(65) 할머니.(사진 왼쪽부터)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밀양대책위) 할머니들이 부평구 삼산동 특고압선 문제 해결을 위한 촛불집회에 함께했다.

부평 삼산동 특고압선 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부평대책위)는 지난 6월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에 삼산동 시냇물공원 등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4일 밤에 열린 촛불집회는 14차다.

두 대책위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전자파 피해로부터 자신들의 생활공간을 지키려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다. 부평대책위는 밀양대책위에 연대를 요청했고, 밀양대책위가 이에 응해 멀리 연대하러 온 것이다.

밀양에서 온 한옥순(71) 할머니는 “우리가 13년 동안 싸워서 문제를 알렸으니, 이제 여러분 몫이다. 우리가 막지 못하면 우리 후손들이 죽어갈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 후손들을 위해 한전의 이런 행위를 바로잡아야한다”고 말했다.

함께 온 구미현(69) 할머니는 “청와대 앞 집회에서 여러분을 본 적이 있다. 그때 여러분을 보고 우리와 같은 이유로 싸우는 사람들이 또 있구나, 생각했다”며 “여기에 이미 전자파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는다. 전자파는 소리 없는 살인이다. 한전과의 싸움은 녹록하지 않지만 똘똘 뭉쳐서 싸우면 이길 수 있다. 우리도 끝까지 힘을 합치겠다”고 말했다.

정임출(78) 할머니는 “한전 말은 절대 믿지 마라. 이 사람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거짓말로 ‘옆집에서 합의했다’ 그러고 ‘반대하면 우리 돈 빼앗아간다’ 그러고 하는데, 다 거짓말이다. 그 사람들은 다 도둑놈이라고 생각하고 아무 말도 믿지 말고 끝까지 싸워야한다”고 말했다.

밀양대책위 한옥순 할머니와 부평대책위 이은옥 위원장이 손을 잡고 연대를 약속했다.

이은옥 부평대책위원장은 “한전이 계획하고 있는 34만 5000V의 특고압선뿐만 아니라 이미 매설돼있는 15만 4000V의 고압선에서도 엄청난 전자파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전자레인지 안에서 키우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라고 한 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밀양대책위와 또 다른 많은 단체들과 연대해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밀양대책위 할머니들은 발언 이후 밀양대책위가 그동안 진행한 집회와 투쟁을 기록한 책을 부평대책위에 전달하며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부평대책위와 인천시, 부평구, 한전 등은 지난 8월 전자파 피해 공동조사단을 전문가로 구성하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이은옥 부평대책위원장은 “우리와 한전이 추천한 전문가들의 일정을 조율한다는 말만 하면서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다. 인천시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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