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 “평화 시기에도 군사력 강하게 유지할 것”

연평도 평화기행에 참가한 인천시민들이 연평도 망향공원에서 한반도 평화를 촉구했다.

연평도 평화기행에 시민참가자 예년보다 늘어

9.19 남북 정상 평양공동선언 이후 서해 5도에 평화 분위기가 안착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방문도 전보다 늘었고, 군부대는 시민들의 평화기행에 맞춰 부대를 개방하고 시민들에게 안보 상황을 설명했다.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주민들은 평양선언 이후 지난 28일 처음 섬을 방문한 박남춘 인천시장과 장정민 옹진군수에게 서해평화수역에 대한 전망을 묻고 북방한계선 일대 어장 확대를 요구했다.

서해5도 평화수역 운동본부와 우리겨레하나되기 인천운동본부, 평화도시만들기 인천네트워크는 지난 29∼30일 연평도에서 ‘서해5도 평화기행’을 진행했다. 행사에는 인천시민 40여명이 참가했다.

인천시민들의 연평도 평화기행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진행한 첫 서해5도 평화기원 행사다. 평화도시인천넷은 10.4선언 11주년을 기념해 평화기행을 준비했다.

서해 5도는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곳이다. 평화도시인천넷은 연평도 포격사건, 천안함 폭침 사건 등 서해 5도와 해역에서 발생한 사건을 재조명하고,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

올해 서해 평화기행은 네 번째 행사인데, 예년보다 참가자가 2배이상 늘었다. 평화도시인천넷 관계자는 “보통 20명 안팎이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40여명이 참여했다. 평양선언 이후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이틀간 연평도 안보수련원 평화안보 교육, 평화공원 방문과 연평도 포격사건 희생자 추모, 연평도 포격사건 민간인 희생자 추모, 망향공원 탐방 등 연평도 평화둘레길과 북방한계선 일대 중국어선 조업 현장을 둘러보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기원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군 부대의 개방이었다. 연평도 주둔 해병대는 평화기행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부대 일부를 개방해 안보 상황을 설명하는 등 열린 자세로 시민들을 맞이했다.

군 부대 관계자는 남북 간 대치상황과 연평도에서 북한까지의 거리 등을 설명했고, 포병부대는 K9 자주포 포신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부대를 방문한 학생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옹진군 안보수련원에서 연평도 포격사건에서 시작한 평화안보교육은 평화의 절실함을 더했다. 안보수련원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사건은 연평도 주민 모두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끔찍한 사건이다. 그래서 평화는 곧 생존이고 그만큼 절실하다. 평양공동선언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많은 사람들이 연평도를 방문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는 “최근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가 오기까지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아울러 우리 수역에서 버젓이 조업 중인 중국어선을 보면서 어이가 없었다. 한반도 평화가 정착돼 주민들이 평화롭게 살수 있기를 기대하고, 남북이 공동으로 중국어선을 막고 공동 번영을 누렸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일각 ‘군 철수에 경제위축’ 우려… 박 시장, “그럴 일 없을 것”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28일 백령도를 방문해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참배했다.

시민들의 연평도 방문에 앞서 박남춘 인천시장과 장정민 옹진군수는 지난 28 ~ 29일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를 방문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해병대와 해양경찰 등을 방문해 든든한 안보를 주문했다.

박 시장의 백령도와 대청도 방문은 당선 이후 처음이다. 박 시장은 남북 정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채택으로 사실상 종전선언을 이끌어 낸데 대한 주민들의 안보ㆍ경제 불안감을 안정화하는 데 주력했다.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르면, 남북은 서해상에서 남측 덕적도~북측 초도 해역 약 80㎞를 완충수역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이 지역에서는 포병ㆍ함포 사격과 해상 기동훈련 등이 중지된다. 또 서해평화수역을 지정하고 시범적으로 공동어로구역을 지정키로 했다.

군사분야 합의는 사실상 종전선언 이고, 서해평화수역와 공동어로구역 지정으로 서해평화를 구체화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접경 지역 일부 주민들은 이 합의로 섬에서 군부대가 철수하면 안보가 불안해지고, 또 군인들이 나가면 지역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박남춘 시장은 “평화는 든든한 안보에서 비롯한다. 우리나라가 존재하는 한 군사력을 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나라를 지키는 게 북한만을 상대로 지키는 건 아니지 않냐. 어떤 평화 시기에도 군사력를 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정신이고, 제 개인적인 소신이다. 그럴 일(군부대 철수)은 절대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주민들은 서해 5도 해역 어장 확대와 꽃게 치어 방류 확대, 백령공항 건설 조속 추진 등을 건의했다.

서해 5도 어장확대는 연평도와 대청도 어장을 한바다 어장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현재 연평면 어민들은 연평도 남단 일부에서 낮에만 조업할 수 있고, 백령면과 대청면 어민들도 제한된 어장에서 낮에만 조업가능하다.

이 지역은 북방한계선 논란과 무관한 우리 수역에 해당한다. 하지만 남북 대치 상황으로 어민들은 45년 동안 제한된 구역에서 낮에만 조업하고 있다.

이에 어민들은 연평도 어장과 대청면 어장을 연결하고, 24시간 조업 가능하게 해줄 것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남북이 서해평화수역 지정에 합의하고 포 사격을 중단키로 한 만큼, 북한과 협의가 필요 없는 우리 어장 확대부터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