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들, 지지 서명운동···교육청, 전담팀 구성키로

교사나 학생으로부터 받은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스쿨 미투(School Me Too)’가 인천에서 5개 학교로 확산됐다.

27일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스쿨 미투 인천지역 내용을 보면, 이달 초에 글이 올라온 계양구 A중학교와 부평구 B중학교 이외에 부평구 C중학교, 연수구 D중학교, 중구 E고등학교의 글이 올라와있다.

C중 학생들은 성차별적이고 성희롱적인 발언을 한 교사들에 대해 폭로했고, 해당 교사들과 교장은 최근 사과했다. 그런데 일부 학생이 스쿨 미투를 반대하며 피해 학생들을 조롱하거나 신체적 폭력을 가하자, ‘C중 2차 가해 공론화’라는 이름의 SNS 계정을 만들어 2차 피해를 알리고 있다.

‘D중 스쿨미투’ 계정에선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의 가슴 크기를 이야기하고, 수업시간에 교사가 있는데도 성적 농담을 하는 등 성희롱 발언을 해왔다고 폭로했다. 또한 남학생들이 여학생뿐만 아니라 젊은 여자 교사들에게까지 성희롱을 했다는 졸업생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E고교 스쿨미투’ 계정에선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을 폭로했다. “교사가 ‘30년 전에는 나도 여 선생이랑 블루스를 췄다’ ‘미투는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 왜 그걸 몇 십 년 뒤에까지 끌고 오느냐’ 등의 발언을 했다”고 알렸다. 또한 “다른 교사는 학생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여우같다. 꼬리친다는 소리 자주 들을 것 같다’는 말을 하고 ‘결혼하자고 안 하느냐’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인천 지역 스쿨미투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인천페미액션의 SNS 계정 갈무리 사진. 5개 학교의 스쿨미투 글이 올라와 있다.

인천에서 스쿨 미투가 점차 확산되자, 인천여성노동자회ㆍ인천여성회ㆍ인천페미액션 등 여성단체들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는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온라인상에서 지지 서명을 받고 있다.

이 단체들은 “학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들의 고발은 여러 차례 있었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지만, 학교는 제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학생들 간 갈등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입막음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더 이상 교내 성폭력 문제를 방관할 수 없기에 시교육청과 관계기관은 학교에서 성평등과 차별 없는 교육이 이뤄지게 노력해야한다”고 했다.

이 단체들은 ▲스쿨 미투 제보 학생 적극 보호 ▲고발된 교사 철저한 조사와 처벌에 무관용 원칙 적용 ▲스쿨 미투로 발생한 동료ㆍ선후배ㆍ교사 간 갈등 해결방안 마련 ▲성폭력 실태조사 실시와 성평등 문화 위한 실효성 있는 교육정책 수립 ▲학생ㆍ교사ㆍ학부모ㆍ전문가ㆍ시민사회가 참여한 성폭력 해결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을 학교나 시교육청 등에 촉구했다.

또한 지난 21일에는 도성훈 교육감과 박정희 정책기획조정관 등을 면담하고 스쿨 미투 T/F 구성,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성폭력 예방과 성평등 집체ㆍ방송교육 금지 등을 요구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T/F를 구성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며 “학교 성폭력 문제 해결과 실질적 성평등 교육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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