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십정동 ‘밀레’서 10월 31일까지 전시

차경진 작가의 작품 ‘떠도는...’(왼쪽)과 ‘떠도는... 아바타’.

인천에서 활동하는 차경진 조각가가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카페형 레스토랑 ‘밀레’에서 개인전 ‘투 페이스 아바타(Two Face Avatar)’를 열고 있다. 이달 초 시작한 전시회는 다음 달 말까지 계속된다.

차 작가는 지난 2007년 구올담갤러리 초대전에서 했던 ‘두 얼굴’ 이후 11년 만에 다시 ‘두 얼굴’을 내세웠다. 두 얼굴이 마주보는 형상을 통해 그동안 내 안에서 머물던 시선을 넘어서서 다른 존재와의 관계로 향하는 여정을 담았다.

차 작가는 “지나온 삶과 작업의 여정을 돌아보면서 그동안 작품들을 연결해주는 콘셉트를 지금 여기에서 바라보는 의미를 지닌다”라며 “가면 아바타를 통해 다소 무겁고 거칠어 보이는 가면이 뱀 또는 매미가 허물을 벗듯, 조각이 주는 양감과 무게를 벗어나 다시 태어나는 것을 표현하려했다”고 설명했다.

차 작가는 중학교 2학년 때 교통사고로 얼굴에 심한 상처를 입었는데, 대학에서 우연히 용접으로 가면을 만든 것을 계기로 20여년간 가면을 만들었다. 이번에 전시한 ‘떠도는...’이라는 가면 모양의 작품도 2007년에 만든 것이다. 그는 “만들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고,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도 많이 울었던 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떠도는...’ 옆에 새로 만든 아바타를 함께 전시했다. 그는 “예전의 가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사람을 울리는 작품이 아닌 따뜻함을 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관람객들이 가볍고 편안하게 작품을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 작가의 조각 작품과 평면에 회화가 접목된 작품들이 ‘밀레’와 어울리게 곳곳에 전시돼있다. 지하 갤러리로 이어지는 길목에서도 작품을 볼 수 있고, 특히 갤러리 입구 옆 벽면에 전시된 ‘투 페이스 아바타’가 눈길을 끈다.

‘밀레’ 갤러리로 내려가는 길목에 전시된 ‘투 페이스 아바타’

‘투 페이스 아바타’는 용접의 파편들을 모아 평면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파편들은 새들이 군무를 하는 듯한 형상이고, 빈 공간은 마주보는 얼굴로 형상화했다.

갤러리로 내려가며 볼 수 있는 ‘씨앗(Seed)’과 ‘씨앗 아바타’는 차 작가가 텃밭에서 농작물을 키우며 퍼지는 씨앗에서 영감을 얻었다. 씨앗은 점이고, 그 점을 찍어서 연결하면 다각형이 생기는데, 이것이 사람들이 관계를 형성하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사회와 같다고 봤다.

차 작가는 “예술은 통찰로 삶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인 것 같다”며 “나와 나를 둘러싼 사회, 자연, 세계가 하나의 그물망으로 연결돼있음을 살아갈수록 실감하게 되고, 그 네트워크의 시작이 하나의 점, 씨앗이라는 것이 작품의 콘셉트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밀레’는 올해 초 오픈한 카페형 레스토랑으로 작가들의 전시가 가능한 갤러리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투 페이스 아바타’는 세 번째 작가 초대전이다.(032-502-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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