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조사관 8명 급파… 7일까지 3일간 특별조사 예정
간호사수 부풀려 '수가' 부당 청구 사례 여부 살필 듯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소재한 가천대길병원 전경.(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5일 오전 인천 구월동에 있는 가천대길병원(길의료재단, 이길여 이사장)에 조사관 8명을 긴급 파견해 특별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기간은 오는 7일까지 3일간이며, 원무과와 간호부가 조사대상이다.

심평원이 조사하는 대목은 이른바 ‘유령 간호사’ 실태다. ‘유령 간호사’는 보건복지부에서 의료기관을 평가 할 때 '간호부 병동 직제에는 이름이 등재돼 있지만 실제로는 간호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간호사'를 간호업계가 비꼬아 부르는 말이다.

보건복지부 ‘간호인력 확보수준에 따른 간호관리료 차등적용 관련 기준’에 따르면 환자 간호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간호사를 근무표상 일반병동에 배치했더라도 실제 환자를 돌보지 않으면 일반병동 근무 간호사 수에서 제외해야 한다. 간호감독이나 전임노조, 가정간호사, 호스피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 순환 근무 간호사로 일반병동과 외래 등 특수부서를 순환 또는 파견(PRN포함) 근무하는 간호사들도 산정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 간호업무를 보지 않는 간호사를 전담인력으로 신고해 건강보험공단에 수가(=간호등급 관리료)를 부당하게 청구하는 사례가 빈번한게 의료계 현실이다.

심평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A병원은 외래환자 주사업무 전담 간호사를 입원환자 전담 간호사로 신고하고, 수가를 부당청구했다.

B병원은 입원환자 전담인력으로 볼 수 없는 간호인력 총괄업무를 담당하는 간호과장을 입원환자 간호업무를 전담하는 간호사로 신고하고, 간호인력 확보 수준에 따른 입원환자 간호관리료를 부당청구했다.

간호등급관리료는 환자당 간호사 수가 많을수록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하는 수가가 높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평가를 실시해 환자당 간호사수에 따라 간호관리등급을 1등급부터 5등급까지 책정하고, 등급에 따라 수가를 차등 지원하고 있다.

이에 병원들은 의료기관 평가 때 환자를 간호하는 병동의 간호사수를 부풀려 수가를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길병원의 경우 이 같은 ‘유령 간호사’ 의혹이 제기되자 심평원이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길병원은 심평원의 갑작스러운 조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길병원은 심평원이 ‘유령 간호사’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원무과와 간호부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사에 협조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카오톡> 길병원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에는 심평원의 실사가 나오자 사측이 근무 중인 보건의료노조 길병원지부 조합원들을 근무지에서 내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새 노조(=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이 내부 고발을 할까 봐 두려워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길병원의 비리 행위를 엄단 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3년 길병원이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될 때 길병원의 뇌물공여 혐의가 드러난 만큼, 모든 사업에 대해 다시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벌칙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숙영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장은 지난달 27일 정의당 윤소하 국회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 혁신성장론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 때 길병원 사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조사를 하고 있으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결과가 나오면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