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유튜버 영상 업로드 이후 국민청원 이어져
"개인일탈아닌 사회 구조적 피해자로 인식해야"

인천 남구 숭의동 옐로우 하우스 일대의 모습.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의 마지막 성매매 집결지인 '옐로우하우스'가 철거되며 미추홀구가 시행 예정인 성매매 피해자들의 사회복귀 지원 조례가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인천시 미추홀구는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 시행규칙‘을 9월 중 공포하고 이에 따라 성매매 피해자가 앞으로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탈 성매매 확약서’와 ‘자활계획서’를 구청에 제출하면 월 생계비 최대 100만원, 주거지원비 최대 700만원 등 최초 1년에 한해 최대 2260만원을 지원 할 계획이다.

그러나 9월 중으로 예정 돼 있는 시행규칙 공포를 앞두고 유튜브에서 교육분야 영상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약 53만명의 구독자수를 갖고 있는 유명 유투버 강모씨가 지난 8월 31일 성매매 피해자 지원을 반대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다시 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유명 유튜버 강씨가 올린 성매매 여성 지원에 대한 영상 (사진출처ㆍ유튜브)

강씨는 “성매매 여성에게 1인당 최대 2260만원을 지원하는 조례가 인천시(미추홀구)에서 시행을 앞두고 있다”며, “성매매 안 하고 정직하게 알바 뛰고 빚 갚고 생활비, 학비 버는 학생들은 뭐가 되냐”며 성매매 피해자 지원 조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영상은 4일 현재 12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젊은 층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 영상이 올라온 8월 31일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매매 피해자 지원을 반대하는 청원이 60건도 넘게 새로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성매매 피해자 지원법 취소 청원 (사진출처ㆍ청와대)

20대 남성이라고 밝힌 한 청원 제안자는 “어려운 사회 구조 속에서도 정당하게 살아가는 우리 청년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며, “(지원금)2000여만원은 노인, 장애인, 한부모 가정, 저소득층, 소년소녀가장 등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에게 지원해야 할 큰 돈이다”라며 성매매 피해자 지원을 반대했다.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 피해자로 봐야한다

이런 반대 입장에 대해 인천여성회 홍선미 회장은 “성매매 피해자들을 단순히 개인의 일탈, 혹은 ‘돈을 쉽게 벌려고’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 모두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실제로 성매매 유입 경로를 보면 다른 경제 활동을 하다가 떠밀려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처음부터 성매매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성매매 종사자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에 이런 반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성매매 피해자들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 안에서 발생한 피해자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이어 “성 상품화, 성 산업화 등 사회구조 안에서 생긴 피해자들을 우리 사회가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청년, 학생 등 다른 계층도 물론이다. 하지만 그것이 성매매 피해자 지원의 반대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인천에 사는 이 씨(27세)도 “항상 이런 복지나 지원 얘기만 나오면 ‘그럼 군인들은?’, ‘그럼 청년들은?’하는 식으로 반대 한다”면서, “그동안 성매매 피해자 지원이 없을 때 군인이나 청년들에게 더 지원 한 것도 아니면서 반대를 위한 논리에는 예외 없이 이런 주장을 한다. 청년 지원이 부족한 것은 맞지만 성매매 피해자 지원과 전혀 다른 얘기를 엮어서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9월 중 시행규칙 공포... 2019년부터 실행 예정

미추홀구 관계자는 “이 조례는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제정된 것이다. 실태조사와 심의위원회 등 검증 과정을 거쳐 성매매 피해자들이 자활 할 수 있도록 학원비와 주거 보증금 등을 일부 지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1년에 2260만원을 주는 게 아니라 검증을 거쳐 학원비, 주거 보증금 등을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2260만원을 다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현재 (옐로우하우스에) 17개 업소에 70여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실제로 지원을 받는 사람은 40명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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