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우리지역 일하기 좋은 기업 선정(지식경제부)과 인천비전기업ㆍ유망중소기업 선정(인천시), 2012년 환경관리우수기업 환경부장관상 수상, 2015년 외국인 근로자 관리 모범사업장 선정(인천시)과 산업평화대상 수상(인천시). 남동공단 세일전자의 연혁 중 일부다.

이런 회사에서 노동자 9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6명을 다치게 한 화재 사고가, 그것도 낮 시간 작업 중에 일어났다니, 이를 어떻게 봐야할까.

게다가 지금의 건물로 이사 온 2013년 5월 이후 모두 여덟 차례나 민간 소방시설관리업체에 의뢰해 종합정밀소방점검을 받았고, 두 달 전 마지막으로 받은 소방점검에서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4층에서는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았다는데 말이다.

현장을 합동 감식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전기배선 문제로 추정했다. 아울러 화재에 취약한 내부 자재가 불을 키웠고, 스프링클러는 불이 나고 50분이 지나서야 물을 뿌렸다고 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상자를 낸 원인이다.

세일전자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 차례나 불이 났던 것도 드러났다. 세 차례 모두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았고, 초기에 진화돼 인명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 화재가 났을 때 면밀한 소방점검이 이뤄졌다면 이번 참변을 막을 수 있었을지 않았을까.

인쇄회로기판 등 전자제품을 만드는 세일전자는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대상 업체다. 유해화학물질들을 배출한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4층 검사실에서 알코올과 제4석유류 등 인화성 물질을 167리터 가량 저장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고, 위험물을 사용한 흔적도 발견됐다.

이런 사업장인데도 벽이나 천장은 화재에 상당히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시공돼있고, 천장 상부 철골 구조물은 우레탄폼으로 도포돼있었다.

안전상 여러 문제점은 세일전자뿐 아니라 인천지역 산업공단 내 상당수 업체가 안고 있다. 당장 올해만 해도 서구 공단 이레화학 화학사고, 남동공단 신유메탈 시안화수소 중독 사망사고, 도금업체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노동부 집계로도 인천지역 공단에서 매해 100여건의 화학물질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남동공단은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화학물질을 다루는 업체가 많은 데다, 단지가 노후했기에 안전사고에 취약하다.

빤한 이야기지만 화재사고는 거의 대부분 안전 불감증과 소방점검 소홀에서 비롯한다. 사업장의 경우 소방시설 투자와 관리에 인색한 것도 한 몫 한다. 이번 화재사고를 계기로 소방당국과 인천시는 공단의 소방ㆍ안전을 제대로 점검하고 관리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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