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재개발 대상지인 내항 8부두에 있는 대형 창고(부지 1만 2150㎡) 내부를 리모델링해 운영할 사업자로 CJ 계열사인 CJ CGV(주)를 선정했다.

시는 애초 이 대형 창고를 리모델링해 교육ㆍ체험(작가스튜디오, 오픈캠퍼스, 시민창작센터), 연구ㆍ개발(시각 랩, 음향 랩, 스토리텔링 랩, 3D 프린팅 랩), 창업(상상팩토리, 창업지원센터), 생산ㆍ판매(미디어아트 갤러리, 디지털 역사박물관, 상상마켓) 등의 기능을 갖추기로 했다. 그리고 상상이 펼쳐지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아 ‘상상플랫폼’이라 이름 붙였다.

그런데 운영사업자로 선정된 CJ CGV(주)가 공모 심사에 낸 제안서에는 첨단 영화관, 엔터테이먼트센터, e스포츠 게임장, 카페, 베이커리, 플리마켓, 펍, 바, 전망호텔 등 상업시설로 채우겠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나머지 공용 공간도 대부분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체험형 시설 VR 랩, 푸드ㆍ아티스트 청년 창업 등으로 채우는 것으로 돼있다.

이는 시의 애초 구상과 매우 다르다. 게다가 시는 운영사업자를 공모하면서 ‘입지규제 최소구역’ 지정을 비롯해 도시계획상 제한과 규제를 풀어주기로 했다. 국ㆍ시비 396억원을 들여 창고 부지를 매입하고 외부 리모델링까지 해주는데, CJ CGV(주)는 내부 시설을 갖추고 운영하면서 20년간 연간 약 15억원의 임대료만 시에 낸다. 특혜 시비가 이는 이유다.

이 사업은 전임 시정부에서 추진해왔다. 인천개항창조도시 도시재생사업의 마중물이라고 추켜세웠다. 개항창조도시 도시재생은 지역 역사와 문화, 예술을 연결해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한다. 내항 재개발은 바다를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방향으로 추진해야한다.

그러나 이번 운영사업자 선정을 보면, 인천개항장지구의 상업기능을 황폐화할 대기업의 관광개발 사업을 노골적으로 유도한 인상이 짙다. 원도심 전체의 활성화를 도모할 플랫폼이 아닌, 오히려 주변 월미도와 차이나타운, 신포동과 중앙동 일대 상권 침체를 불러올 블랙홀이 될 거라는 우려가 크다.

아울러 시는 ‘운영사업자가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청년창업 지원과 일자리, 대규모 집객 효과를 창출해 지역경제와 산업구조를 획기적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선전하는데, CJ CGV(주)의 제안서를 보면 공공성 확보는 매우 부족하다. 지역 청년 고용 효과도 값싼 단기 아르바이트에 그칠 것이 뻔하다. 수익은 서울 용산구에 잇는 본사로 간다.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내항 재개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기도 전에 대기업의 상업시설을 유치하는 이 사업을 서두른 까닭은 뭔가. 시정부는 상상플랫폼 사업으로, 무얼 상상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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